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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회사채 발행 ‘러시’, 대한항공 등 3조6084억 쏟아져

작년 10월 이후 최대 규모 “기업실사·수요예측 피하자”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2.03 14: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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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월 둘째 주 회사채 시장이 지난해 10월 넷째 주 이후 최대 발행 규모를 돌파하며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달부터 전면 개편되는 회사채 발행 규정이 적용되기 전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금융투자협회(회장 황건호)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이 대표주관하는 대한항공 44회차 4964억원을 비롯해 오는 6~10일까지 총 38건 3조6084억원의 회사채가 발행될 예정이다.

◆전주比 발행건수 18건, 금액 1조6944억↑

이는 이번 주 발행계획인 총 20건 1조9140억원에 비해 발행건수는 18건, 발행금액은 1조6944억원 늘어난 수치다.

금투협 채권시장팀 관계자는 “다음 주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상환을 위한 차환수요와 대규모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에 힘입어 3조6000억원대의 회사채가 발행될 예정”이라며 “주간 단위로 지난해 10월 넷째 주 이후 최대치”라고 말했다.

채권종류별로는 일반무보증회사채가 22건으로 2조6000억원, 금융채 2건 250억원, ABS 13건 8370억원, 외화표시채권 1건 1464억원 등이다. 자금용도는 운영자금 1조4220억원, 차환자금 2조100억원, 시설자금 1764억원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금융위원회가 회사채 발행시장 개선방안을 발표한 이후 각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계획을 앞당겨 집행하는 등 서두르는 분위기다. 이달부터 의무화 된 기업실사와 오는 4월부터 의무화 되는 수요예측 과정이 기업은 물론 주관업무를 담당하는 증권사에 적잖은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경우 기업실사 보고서를 공시해야 하며 각 금융기관의 내규에 이를 반영하고 시행해야 한다. 또 4월 초에는 회사채 발행 기업은 주관사와 대표주관계약을 맺고 대표주관계약신고 접수시스템 및 수요예측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기업실사 의무화가 시행되는 2월에 회사채를 발행하지만 한 달 가까이 먼저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이를 피해간 기업들도 많다.

지난 1일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현대파워텍과 오는 6일 각각 2200억원과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계획을 밝힌 현대상선, SK에너지, 8일 4964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대한항공 등은 모두 기업실사 의무화 시행 전인 지난 달 초~중순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기업실사, 대기업·대형증권사에 더 유리?

이런 가운데 개정된 회사채 발행 규정이 대기업과 대형증권사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신용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경우 증권사 내부기준에 따라 기업실사에 대한 부담감이 다소 적다. 반면 신용도가 낮은 기업은 회사채 발행 때마다 기업실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발행비용이 늘어날 수 있어 전보다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

또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 간의 인프라 차이로 중소형 증권사가 주관사 선정과 인수 경쟁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내 IB 대부분이 회사채 발행 관련 실사 인력을 따로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신환종 연구원은 “개정된 회사채 발행규정에 따르려면 증권사들이 기업실사를 위한 인력을 보유해야 하지만 대형 증권사들도 IB관련 부서에 회사채 발행을 위한 크레딧 분석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내부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소형 증권사들이 내부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갖추기 전까지는 당분간 대형증권사 중심으로 주관사 선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신 연구원은 “2월 회사채 발행은 순발행이 예상된다”며 “인수제도 개편으로 기업실사, 수요예측이 본격적으로 시행돼 투자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다만 하위등급으로 갈수록 펀더멘털에 의한 금리 차별화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분간 크레딧 스프레드는 박스권 내에서 등급벽로 차별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