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디자인 경쟁력’이란 말도 옛말이 돼버린 요즘이다.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갑 속 카드에도 몇 년 전부터 디자인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각 카드사에서도 톡톡 튀는 디자인의 카드를 출시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하지만 출시 후 시장에 정착된 디자인이 있는가하면 현재는 찾아보기 힘든 카드들도 있다. 카드사들의 디자인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최근 카드업계에선 삼성카드(029780)와 현대카드의 ‘숫자’ 경쟁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 됐었다. 업계 2위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비슷한 시기에 숫자를 주제로 한 카드를 출시하며 ‘경쟁사 전략을 따라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은 것이다. 더욱이 심플함을 살린 디자인까지 비슷해 그러한 오해는 더욱 심해졌다. ‘포인트’로 경쟁을 벌이던 카드사들이 디자인을 마케팅 주요 수단으로 삼기 시작한 것이다.
◆미니카드, 프리폼카드… 사라진 카드들
미니카드(아래)를 발급하던 현대카드와 신한카드는 현재 카드 발급을 중단한 상태다. 프리폼카드(위)는 신한카드만이 기프트카드 형식으로 매년 발급 중이다. |
미니카드는 목걸이나 열쇠고리, 휴대전화 등에 매달고 다닐 수 있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었지만 현재는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현대카드와 신한카드에서도 발급을 중단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5~6년전 부터 미니카드 발급을 중지한 상태”라며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반응이 좋았지만 이후 잦은 분실, ATM 사용불가 등의 불편함으로 차츰 사용자가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현대카드 관계자 또한 “미니카드는 핸드폰 열쇠고리 등 개인 악세서리 용도로 사용돼 참신한 시도라는 평을 들었지만 사용에 한계성이 있는 만큼 보편화에는 실패한 것 같다”고 전했다.
2004년 발급되던 프리폼(Free Form)카드 또한 현재 신한카드만이 기프트카드로 발급하고 있다. 당시 현대카드는 직사각형 신용카드 모양의 틀을 깬 프리폼카드를 출시, 자동차 모양의 디자인은 ‘현대카드M’ 수묵화 모양은 기프트카드 형식으로 발급했지만 현재는 둘 모두 발급을 중단했다.
반면 신한카드의 경우 2004년부터 매년 그 해에 해당하는 12간지 모양의 기프티카드를 출시하고 있다. 올해는 용띠해를 맞아 ‘용맹이 키프트카드’를 지난 12월13일 출시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프리폼카드를 8년째 꾸준히 출시하고 있으며 미니카드와 달리 상단 라인만 없을 뿐 사용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며 “충전이 가능한 기프트카드인 만큼 연말연초 소비자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명화 등 유명디자이너와 함께 작업하는 경우에는 계약기간까지만 카드발급이 가능해 1~2년간 단발성으로 발급 후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
◆꾸준히 사랑받는 디자인, 특허획득도 진행
이와 반대로 꾸준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디자인도 있다. 국민카드의 레더(Leatehr)카드, 삼성카드의 셀디카드, 현대카드의 티타늄카드 등은 3~4년간 꾸준히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2008년 출시된 국민카드의 레더카드는 스타카드와 잇(It)카드 상품 사용시 선택할 수 있다. 레더카드는 가죽의 입체문양을 시각적으로 표현함과 동시에 기존 카드 자개 제조방식에서 탈피, 카드표면을 특수 안료를 사용해 가죽의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KB스타 플래티늄카드에는 천연자개 디자인을 입혔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가죽, 자개, 금속 등을 이용한 카드 디자인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기준 레더디자인은 스타카드 약60만장, 잇카드 약23만2000장, 자개디자인은 5만장 정도 발급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직접 카드를 디자인할 수 있는 삼성카드의 ‘셀디카드’ 또한 2006년부터 꾸준히 이용되고 있다. 삼성카드에 따르면 각 카드상품 신청 시 선택 가능한 셀디카드는 현재 약 5만여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20~30대 여성층에서 가장 활발히 사용 중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셀디카드의 경우 디지털카메라 사진촬영이 익숙한 젊은층 위주로 활발히 발급되고 있으며, 40~50대 분들도 동창회사진이나 추억의 사진 등을 넣어 카드를 발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온라인 홍보대사인 ‘셀디스타’ 운영으로 홍보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BC카드의 경우에도 2009년부터 한지카드, 향기카드, 소리카드 등을 선보이고 있으며 현대카드 또한 같은 해부터 VIP 대상 ‘더블랙’ 카드를 일반카드 제작비의 300배가 드는 ‘티타늄’재질로 제작해 소비자에게 제공 중이다.
◆마크네틱라인 숨기고, 혜택은 표기
다양한 크기변화, 화려한 디자인을 거친 카드디자인은 현재 각종 혜택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현대카드(아래)는 최근 카드 뒷면의 마크네틱 라인을 숨기고 대신 해당 카드의 핵심 서비스를 넣은 디자인을 선보였다. 삼성카드(위)의 숫자카드 또한 카드 앞면에 해당카드의 대표 혜택을 적어 고객 편의를 고려했다. |
현대카드는 최근 카드 뒷면의 마크네틱 라인을 숨기고 대신 해당 카드의 핵심 서비스를 디자인했다. 카드가 가진 대표 혜택의 숫자를 의미하는 삼성카드의 숫자카드 또한 카드 앞면에 해당카드의 대표 혜택을 적어 고객 편의를 고려했다.
하나SK카드의 경우 QR코드를 통해 카드의 혜택과 이벤트 등을 스마트폰으로 검색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하나SK카드는 카드 뒷면, 청구서, 사용등록 스티커 등에 QR코드와 스마트 태그를 부착해 고객이 쉽게 QR코드를 접할 수 있게 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경우 차별화되고 혁신적인 고유 디자인으로 타사 카드 디자인 변화에도 선도적 역할을 해왔으며 다양한 스토리를 지닌 디자인으로 현대카드만의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양한 디자인과 함께 카드가 진화하며 요즘에는 앞면만이 아닌 뒷면의 디자인까지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각 카드사별로 포인트 등 혜택이 비슷해지며 감성, 개성이 새로운 마케팅 키워드로 떠올랐다”며 “카드 디자인 또한 감성적으로 만족시켜줌과 동시에 남들과 다른 차별성을 줘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민카드 또한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의 의견을 검토해 편리성을 더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오감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