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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인수’에 유통명가들 열 올리는 까닭은?

[집중진단] 롯데·GS 양자대결 구도에 뒤늦게 신세계·홈플러스까지 가세

전지현 기자 기자  2012.02.02 11: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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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하이마트 인수전에 유통 대기업들이 모두 뛰어들었다. 최근까지 롯데쇼핑만 하이마트 인수에 대해 검토중임을 내세웠지만 지난 1일 오후, 신세계와 GS리테일까지 한국거래소 조회공시를 통해 인수 검토를 밝히며 하이마트의 인수전에 대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홈플러스 역시 하이마트 인수전 참여의사를 밝히면서 결국 4대 유통 대기업들이 모두 고삐를 바짝 쥐는 ‘총성 없는 유통전쟁’으로 확대됐다.

지난 1일 신세계는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현재 하이마트 인수를 검토 중이고 추후 인수 및 입찰참여 여부 등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대로 1개월 이내 재공시할 것”이라며 “최근 언론에 신세계가 하이마트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겠다고 나온 것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말이 와전된 것으로 현재 사업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GS리테일 역시 조회공시를 통해 “하이마트 인수를 검토 중”임을 밝혔다. 여기에 홈플러스 역시 홈플러스 고위 관계자는 “하이마트 인수전에 확실히 참가할 것”이라고 말한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와 GS 2파전 양상이던 하이마트 인수전은 신세계와 홈플러스가 참여의사를 밝히면서 4파전 양상을 보이게 됐다. 이에 따라 유통4사는 인수의향서(LOI) 제출이 마감되는 2일 오후 5시까지 인수의향서 접수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유통사 4사, 하이마트 인수에 촉각 왜?

이번에 공개 입찰로 매각되는 하이마트 지분은 총 65.25%. 최대주주인 유진기업(31.34%), 2대주주인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17.37%), 3대주주 에이치아이컨소시엄(5.66%) 지분 등이다. 현재 하이마트 시가총액은 1조7942억원으로 매각 지분금액만 1조1707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경영권과 영업망 등을 비롯한 하이마트의 가치를 감안하면 매각 가격이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이마트 전경.
유통4사가 하이마트를 인수하려는 데는 4사가 이미 강력하게 확보한 유통채널에 디지털 시장까지 확보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장점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현재 롯데마트 디지털파크를 통해 가전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신동빈 회장부터 적극적인 관심을 갖은 디지털파크는 단숨에 몸집을 키워 전자가전 사업을 확장하는데 하이마트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롯데의 강력한 유통망에 하이마트의 전자 제품 판매 노하우까지 결합될 경우 시너지 효과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

롯데마트는 지난 2009년 11월 서울역점에서 신개념 체험형 가전 전문점 디지털파크를 처음으로 선보인 이후 구로점, 대구율하점, 청량리점, 부산동래점, 창원중앙점, 부산점, 전주점, 잠실점, 구미점, 대덕점, 김포공항점 등 지속적으로 점포를 오픈하며 전국 현재 12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특히 롯데마트는 디지털파크 매장을 6~7개 가량 더 확대하고 기존 마트내 가전 매장으로서가 아닌 독립샵으로 선보이는 매장도 첫 선을 보일 계획도 갖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디지털 파크로 꼽히는 잠실점의 경우 영업면적이 약 3900m²(1210여평) 가량으로, 국내 단일 가전 매장으로는 최대 규모이며, 기존 잠실점 가전 매장 때보다도 3.7배 가량 큰 규모다. 취급 상품도 9000여개로 상품 구색 면에서 기존 대형마트 가전매장보다 6배 많다.

신세계도 역시 보유중인 삼성생명보험 지분을 매각시 인수 자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신세계는 이마트를 통해 지난 6일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신개념 ‘이마트 가전 렌탈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전자유통 시장에 관심이 많다. 이마트는 지난 6월 ‘Let’s  Go 2020’ 비전을 통해 멀티 채널(Multi channel), 라이프 솔루션(Life solution), 글로벌 컴퍼니(Global company) 등 3대 핵심 가치를 선언한 바 있다.

   
롯데마트 디지털파크 잠실점.
TV, 세탁기, 냉장고, 김치냉장고, 스타일러 등 고가의 대형생활가전을 구매하는 고객들의 초기 구매부담을 낮춰 장기간 (3년 또는 4년) 분할해 신모델을 구입할 수 있는 서비스인가전렌탈 서비스를 도입할 정도로 디지털 시장 강화에 문을 두드리고 있는 실정이다.

GS리테일은 지난 2007년에 하이마트 인수전에 참여했다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하지만 GS마트와 GS스퀘어를 롯데쇼핑에 매각하면서 1조3400억원대의 실탄을 충분히 확보, 풍부한 자금여력을 바탕으로 하이마트 인수에 집중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GS리테일은 현재 특별히 추진하는 사업이 없을뿐더러 사업영역 역시 편의점과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머무는 정체성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번 하이마트 인수전에 집중하며 총력을 기울이며 신성장 사업 모색에 안간힘을 쓸 수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하이마트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홈플러스 고위 관계자는 “하이마트 인수전에 확실히 참가할 것”이라며 “현재 인수 자문사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제 남은 문제는 가격이다.

하이마트 지분 가운데 62.5%인 1475만4652주를 매각한다고 가정하면 현재 시가총액 기준으로 1조1000억원이 넘는데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실제 인수가격은 최대 3조원이 넘을 가능성이 많다. 더구나 선종구 회장의 거취 문제 및 경영권 등 여러 조건까지 고려하면 변수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이마트 인수전 왜 시작됐나?

하이마트 인수전은 지난해 11월22일부터 수면으로 올라온 유진그룹과 선종구회장의 하이마트 경영권 분쟁이 12월 1일 양측 모두 지분을 매각하는 것으로 변경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하이마트 이사회는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을 하이마트 공동대표에 선임했다.

이에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은 불만을 표시했고 이에 대응으로 유진그룹은 지난해 11월30일 이사회 안건을 ‘각자 대표 선임안’에서 ‘대표이사 개임’건으로 변경했다.

대표이사 개임은 선종구 회장을 해임하고 유진그룹이 하이마트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했다. 이후 11월30일 이사회에서 하이마트 분쟁은 극적인 합의를 도출,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은 각자 대표에 합의했으며 선 회장의 개임 안건도 철회했다.

이에따라 유경선 회장은 하이마트의 재무 전반을 총괄하는 재무 부문 각자대표로, 선종구 회장은 영업 및 기타업무 부문 각자대표를 맡기로 결정하면서 일단락 되는 듯 했다.

하지만 합의 하루 만인 12월1일 유 회장과 선 회장은 하이마트 지분 전량을 제 3자에게 공개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3대 주주인 에이치아이컨소시엄도 하이마트 지분 모두를 매각할 방침을 선언하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경영권 변동으로 주가 예측이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 투자의견을 한동안 유보하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유진기업과 선종구 회장의 경영권 다툼에는 사실상 하이마트의 가격을 높이고자 한 의도가 바닥에 깔렸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상황이야 어찌됐든 하이마트 인수전에 뛰어든 유통 4사의 광폭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