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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디젤택시 상용화 논쟁, 밥그릇싸움 아니길…

김병호 기자 기자  2012.02.02 09: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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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클린디젤택시 상용화 구상을 두고 에너지 업종 간 ‘밥그릇 싸움’ 조짐이 일고 있다.

2010년 10월 조세특례 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택시용 경유 면세 요청에 대한 입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정부 관련부처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의 검토의견 및 택시노동조합, 환경단체의 반대의견에 따라 지난해 12월28일 법안이 폐기됐다.

당시 기재위 전문위원실 검토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의 배출량은 경유차량이 LPG차량보다 더 많으며 △연비 외의 차량 가격, 유지비 등을 고려하면 반드시 경유택시가 LPG 택시에 비해 경제적이라고 보기 어렵고 △디젤차량 가격인상분이 일일상납금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택시 노동자에게 전가될 우려가 있고 △경유를 면세로 공급하는 경우 불법유통이 걱정된다는 게 이유였다.

디젤 차량은 힘은 좋지만 소음과 승차감에서 질이 떨어지고, 배기가스 유출 등의 이유로 특히 우리나라에선 인식이 그리 좋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유럽이나 북미 등에선 디젤차량이 효율성을 인정 받고 있는 것과 상반된 현상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연비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차량의 고효율 추구는 어느새 ‘의무’가 돼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디젤차량의 성능이 몰라보게 향상되고 있다. 파워는 유지한채 소음을 크게 떨어뜨렸고, 승차감도 가솔린 차량 못지 않은 수준이다. 배기가스 배출량도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친환경성을 담보해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디젤택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는데, 연료 공급 업체들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맞물리고 있는 것이다. 당장, 택시의 주원료를 제공하는 쪽 단체인 LPG협회 등이 디젤택시 정책에 순순히 응하지 않을 태세다.

정유업계는 ‘클린디젤택시 시범운행사업 결과’를 지난 1일 발표했다. 정유업계는 클린디젤 택시가 LPG 택시대비 두 배에 달하는 연비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디젤택시 상용화의 근거를 제시했다.

한국기계연구원 정동수 그린카연구센터장은 “클린디젤은 LPG 대비 CO2 발생이 약 10% 이상 저감돼 온실가스 배출이 감소됐다”며 “NOx를 제외한 CO, THC, PM(미세먼지) 등 환경성 또한 우수해 전체적으로 평균 환경오염비용도 작다”고 설명하면서, 시대 변화와 시장경제에 순응하는 정부의 형평성 지원 정책을 촉구했다.

최근 클린디젤은 연료분사와 후처리장치 등 친환경기술을 통해 배기가스를 감소시켜 가솔린, LPG 자동차보다 CO2를 약 20% 적게 배출한다. 또한 기존 디젤 차량보다 15% 이상의 연비 혁신을 가져와 ‘경제성과 친환경’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예로 1월 현대자동차에서 출시한 세단형 i40 살룬 디젤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3.0kg·m, 공식연비 18.0km/ℓ로 지난해 해치백 모델보다 80만원에서 90만원 정도 낮은 가격에 선보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LPG협회의 의견은 다르다. 협회에 따르면, 이번 클린디젤택시 시범사업 등은 정유업계 주도로 진행돼 객관적이지 못했고, 최신 다운사이징 기술을 적용한 신형모델과 구형 NF쏘나타의 비교는 설득력이 없다고 설명한다. 한마디로, 클린디젤택시의 상용화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LPG협회나 정유업계의 상반되는 주장들은 업계 이해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이 100% 진실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사회가 원하는 기준은 분명한 것 같다. LPG이든 디젤이든 간에 일단은 친환경적이어야 하고, 에너지 고효율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차대한 에너지 정책이 업계 간 밥그릇싸움으로 치닫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