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꿈에 그리던 대학생활을 하게 되어 많이 설렙니다. 도전정신과 강한 의지가 있으면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장애인들에게 알려 희망의 씨앗을 전달해줄 수 있는 특수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박동해 학생 |
1972년생인 박씨는 올해로 마흔한살이다.
서울 출신인 그는 중 3때 교통사고로 눈을 다쳐 수술을 아홉 번 했으나 결국 실명한 중도장애인이다.
“가장 민감한 사춘기 때 교통사고를 당해 방황을 많이 했습니다. 심지어는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지요. 시력이 약간 남아있을 때 서울맹학교에 진학해보니 나보다 훨씬 어려운 처지의 학생들이 많더군요. 그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면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되었지요”
서울맹학교에서 직업교육으로 안마와 침술을 배운 그는 한의사였던 외할아버지의 가업을 잇고자 하는 마음에서 침구술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일본 츠쿠바기술대학 부설기관에서 공부하여 3년 뒤 일본 국가 자격시험을 통해 침사, 구사, 안마, 마사지, 지압사 자격면허증을 취득했으며 그 후 2년 동안 이료전공 연수 및 연구부 과정에서 동양의학에 대한 심도 있는 공부를 했다.
일본어도 꾸준히 공부해 문부과학성 주관 일본어능력검정시험 1급을 취득했다.
귀국 후 사회복지기관에서 일하며 사이버강좌를 통해 사회복지학을 공부했고, 일본어 능력을 살려 각종 국제대회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던 그는 특수교사가 되어 전문적 기술과 학문체계를 통해 후배들에게 다양한 길을 열어주고자 대학 진학을 결심했다.
“사실 맹학교 다닐 때부터 교사가 되고 싶었는데, 20년이 지나 그 꿈을 이루게 됐습니다. 오프라인 대학생이 되었다는 사실이 무척 설렙니다. 그 동안 쉬지 않고 늘 무엇인가를 해왔기 때문에 공부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스크린 리더를 통해 컴퓨터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전자단말기를 통해 교재도 읽을 수 있어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만큼 저 보다 훨씬 어린 학생들과 잘 어울리고 함께 호흡하며 즐겁게 생활할 것입니다. 저를 통해 특수교육과 학생들, 나아가 조선대학생 학생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바뀔 수 있도록 단순히 학교생활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대학 진학의 꿈을 이룬 그는 일본어나 영어를 복수전공해서 일반학교 교사에도 도전해볼 계획이다.
“항상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사춘기 때 방황하면서 많이 힘들게 해드렸는데도 항상 저를 믿고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셨지요. 아버지께서 주어진 환경에 굴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강조하신 것이 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힘든 가정형편에도 일본 유학이나, 아무 연고가 없는 조선대학교 진학도 격려해 주셨습니다.”
그는 “자살까지 결심했던 제가 당당하게 교단에 서는 것 자체가 다른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이 될 것이다”며 “일본어 실력을 살려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같은 국제행사 때 조선대를 알리고, 광주를 알고 싶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