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민간 협회장 2기 체제를 맞은 한국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 노조가 1일 차기 자율규제위원장 등 임원직을 민간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장 이하 주요 임원 선임에서 관료 출신 배제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금투협 노조는 이날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차기 임원직을 놓고 정부 부처 간 조율이 끝났다거나 관료 출신, 감독당국 간 경합이 치열하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이는 민간 자율기구 임원을 결정할 회원사의 고유 권리를 무참히 짓밟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전문성과 철학도 없이 협회 직원의 과외나 받아야 하는 한심한 인사가 선임된다며 글로벌 IB강국을 꿈꾸는 대한민국 자본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탁월한 전문성과 조직의 화합을 이끌어 낼 인사가 선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와 함께 자율규제위원장의 선임 절차 개선도 요구했다. 이연임 노조위원장은 “세계 17위 수준인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정책적 의사결정권자인 자율규제위원장을 공모절차와 후보검증도 없이 하루 만에 선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선임 절차 정상화를 위한 공론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금투협은 오는 8일 임시 회원총회를 개최하고 자율규제위원장과 상근부회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금투협 정관에 따르면 자율규제위원장은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공모절차 없이 총회에서 선임되며 임기는 3년이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박종수 신임 회장의 당선을 관 출신 인사의 당선을 저지하려는 중소형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작품’으로 보고 있다. 전 황건호 회장 체제 아래서 금투협이 대형사와 중소형사,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선물회사 간 관계 조율에 실패하면서 인심을 잃었다는 것.
특히 지난해 ELW 전용선 특혜 사건이 불거졌을 때 금투협이 사실상 손을 놓으면서 “업계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민간 전문가를 회장으로 세워야 한다”는 공감대에 힘이 실렸다. 그 결과 행정고시 출신으로 조달청장을 지낸 최경수 후보에 맞서 박종수 회장이 비교적 큰 표 차로 승리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민간 전문가 협회장 선출을 주장했던 노조의 바람이 부분적으로 현실화된 만큼 주요임원 인선에도 민간 출신 인사 영입이 급물살을 탈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