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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주택시장 뛰어든 건설사들, 제자리걸음만… 왜?

규모 클수록 사업성 저하…브랜드 론칭 후 자취 감춰

김관식 기자 기자  2012.01.31 15: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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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주택시장 불황을 탈피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승부수를 띄운 소형 주택 사업이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대형 아파트 시대가 저물면서 한때 중소형 건설사를 비롯해 대형사의 소형주택 브랜드 출시가 붐을 이뤘지만 수익성, 즉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사업 추진을 망설이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국내 중대형 건설사들이 추진 중인 소형주택사업이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 사업 규모가 워낙 작은 데다 역세권 입지는 땅값이 비싸 사업성이 크지 않은 점 등이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사진은 소형 오피스텔 내부.
업계에 따르면 GS건설(006360), 금호건설, 쌍용건설(012650), 롯데건설 등은 앞서 소형주택사업 추진을 위해 소형평면개발, 브랜드 론칭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현재 사업 추진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이들 건설업체가 소형주택 사업에 뛰어들 당시는 1~2인 가구 등 소형주택 수요가 증가추세에 있던 시기였다. 그러나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소형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가구수가 많지 않다.

특히 사업 특성상 역세권에 분양해야 그나마 마진이 남을 만큼 사업규모도 작다. 소형주택사업에 투입되는 인력 등 제반에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수익성이 크지 않아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공통된 입장이다.

◆사업성 있는 입지 찾기 쉽지 않아

실제로 앞서 소형주택 사업을 추진하려던 건설사 중 올해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곳은 많지 않다.

GS건설은 지난 2010년 말 수요층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소형주택 평면 5건의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당초 이를 서울지역에 시범적용 한 뒤 도심권 역세권의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에 적용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계속 뒤로 미뤄지다가 올해 4월 경에나 선보일 계획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지난 2010년 말 소형주택 브랜드 론칭 계획이 있었는데 조만간 론칭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올 4월에 소형주택평면 5건 중 일부를 서대문구 대현동에 분양하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에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금호건설과 롯데건설의 경우는 이미 소형주택 브랜드 네임을 확정하고 디자인 컨셉을 잡아놓은 상태지만 사업실적은 전무하다.

금호건설은 지난 2009년 도시형생활주택을 겨냥한 ‘쁘디메종’이란 브랜드를 내놨다. 하지만 현재는 사업이 보류된 상태로 올해 사업 계획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소형주택 사업은 단지가 많은 아파트와 달리 규모가 작아 수익성이 가장 큰 문제”라며 “작은 사업일지라도 아파트 사업과 마찬가지로 투자할게 많은데 그에 비해 회사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건설도 작지만 특색 있고 고급스러운 주택 ‘롯데캐슬 루미니’라는 디자인 컨셉을 약 2년 전에 발표한 상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루미니가 작지만 고급화에 맞춰진 상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높은 만큼 사업지 물색이 힘들다”며 “올해 일단 사업 계획은 없지만 마땅한 사업지가 나오면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쌍용건설과 한라건설(014790)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이들은 지난해 한차례씩 도시형생활주택을 선보인 이후 자취를 감춘 상태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최근 소형주택이 많이 나오면서 사업성이 나오는 좋은 입지를 선정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며 “때문에 우후죽순으로 공급할게 아니고 디자인 개발, 차별화 등 연구할 게 많은 만큼 중장기적으로 다가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라건설 관계자도 “수익성이 높지 않은데다 비싼 역세권 땅값 등 좋은 입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올해는 3월경에 부산지역에서 (도시형생활주택)사업을 계획하고 있고 좋은 입지가 나오면 또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쌍용건설과 한라건설은 지난해 영등포구 대림동 ‘플래티넘 S’, 양재역 일대에 ‘한라비발디 스튜디오 193’을 각각 선보인 바 있다.

◆“마진율 낮은 게 문제”

최근 1~2인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소형주택 공급량도 부쩍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주요 건설업체들의 사업 참여가 더딘 이유는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수익성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파트와 도시형생활주택을 짓는데 여러 가지 관리비용이 들어간다. 그러나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아파트에 비해 가구수가 적지만 현장에 매달려야하는 인력 등 관리비용은 아파트 사업 못지않다. 사업 규모가 작은 탓에 마진을 남기기가 쉽지 않은 만큼 사업성 역시 크지 않다는 얘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사에서는 현장 개설, 관리비 등의 제반을 갖춰야 할 게 많은데 여기에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며 “그러나 가구수가 적고 면적도 적은 소형주택은 사업규모가 크지 않아  투자비용 대비 수익률이 낮다”고 설명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도 “가구수가 적은 소형주택 사업은 관리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데 수익성은 낮아 대형사가 참여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가령 30세대와 100세대를 짓는다고 할 때 여기에 투입되는 관리비용을 적은 가구에서는 뽑을 수 없다. 소규모 업체나 지역건설 업체가 하기에 적합한 사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