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스캘퍼(초단타매매자)에 대한 전용선 제공 등 특혜 혐의로 기소됐던 현대증권(003450) 최경수 사장과 이트레이드증권(078020) 남삼현 사장이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로써 사건에 연루됐던 12개 증권사 CEO를 비롯한 관계자 전원이 검찰과의 법정 싸움에서 완승을 거둔 셈이다.
지난해 6월부터 반년 이상 대대적인 공세를 폈던 검찰은 빈손이지만 증권사 대표들의 입장을 대변했던 대형 로펌들은 거액의 수임료와 성공보수를 챙길 것으로 보여 대조적이다. 각 증권사들은 김앤장을 비롯한 대형로펌에 잇달아 변론을 맡긴 바 있다.
◆김앤장, 5개사 변론 독식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건을 수임한 로펌은 총 7곳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김앤장이 18명의 변호사를 투입해 대신증권(003540), 대우증권(006800), 우리투자증권(005940), HMC투자증권(001500), KTB투자증권(030210) 등 5개사의 변론을 독식했다.
이 밖에 화우가 LIG투자증권과 한맥투자증권을, 율촌이 삼성증권(016360)과 신한금융투자를 담당했다. 현대증권과 이트레이드 증권은 각각 세종과 바른, 광장 등에 변론을 맡겼다.
지난 2010년 ‘금융기관별 로펌 자문건수 및 자문금액 현황’에 따르면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자문료 명목으로 로펌에 지불한 액수는 총 340억원이다. 이 가운데 김앤장이 131억원을 가져갔다.
이번 사건의 경우 검찰이 추정한 피고 측 ‘부당이익’이 1000억원 규모로 거액인데다 증권사마다 대표이사가 소송 당사자인 만큼 이에 버금가는 수임료가 매겨졌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무리한 수사…사실상 길들이기” 주장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 자체가 검찰의 무리수였다는 입장이다. 스캘퍼의 초단타매매와 전용선 제공이 이미 선진 금융시장에서는 보편적인 투자방식임에도 검찰이 압수수색 등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했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때부터 검찰이 ‘여론재판’으로 몰고 가는 듯한 인상이 강했다”며 “정권 차원에서의 업계 길들이기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ELW 특혜 제공 혐의로 12개 증권사 전·현직 대표이사와 임직원, 스캘퍼 등 48명을 기소했으나 대신증권 노정남 사장을 비롯한 10개 증권사 대표와 스캘퍼들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았다.
법원은 △스캘퍼에 제공한 전용선 등을 현행법상 특혜나 부정으로 볼 수 없고 △모든 주문처리 속도를 동일하게 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며 △스캘퍼가 개인투자자에게 직접적인 손해를 입혔다는 근거가 없다는 점 등을 무죄 이유로 들었다.
다만 현행 ELW 시장과 거래 방식 아래서 개인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은 인정해 관련 제도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