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의 물가규제 정책이 우려스럽다. 물가를 잡겠다고 알뜰주유소, 통신료인하, 약가인하 등 대기업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오히려 시장경쟁만 해치고 있다.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은 동시에 이뤄질 수 없다. 정부가 물가를 잡겠다고 시장에 개입하면 볼멘소리가 나오고, 지켜보고 있자니 손 놓고 있는 모습으로 비춰져 비난받기 일쑤다. 또한 이러한 정책들은 장기적으로 계단식 물가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최근 대기업이 커피·베이커리사업에 진출하자 본격적인 ‘팔 비틀기’에 나섰다. 중소상인들을 보호한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들로 대기업들을 윽박지르고 있는 정부의 태도에 시장경쟁 구도마저 흔들릴까 걱정된다.
물가는 시장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내려가게 돼 있다. 지난해 롯데마트가 보여준 ‘통큰 시리즈’와 이마트 피자 등이 이를 대변한다. 여전히 식지 않고 있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논란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가 중소상인의 편에만 서서 이익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물가가 내려가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더욱이 물가는 대기업을 윽박지른다고 하루아침에 해결되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상위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66%가 기업의 경영활동 중에 가격규제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기업의 가격결정력이 낮다고 응답한 기업 중 69%는 이유를 정부의 가격규제로 꼽았다.
전경련은 최근 발간된 ‘우리나라 가격규제의 현황과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이러한 규제는 대부분 물가를 안정시키려는 정부의 목적 하에 시행되지만, 실제로는 물가안정에 큰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부작용만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가격규제 때문에 신제품에 대한 투자나 연구개발(R&D) 등 장기적인 투자와 제품 공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일부 자연독점적인 영역 등 국가의 관리가 필요한 영역을 제외하고 가격규제는 모두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경쟁 측면에서 보면, 기업과 중소상인들이 거래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경쟁하도록 유도하는 게 낫다. 이들 스스로가 경쟁력을 키워 가격결정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