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08년 일본은 농약이 섞여 있는 것으로 밝혀진 중국 수입 만두로 전역이 들끓었다. 이는 자칫 중국과 일본 양국 간의 감정 문제로까지 비화될 뻔 했었다. 우리나라에선 새우깡에서 마른 쥐머리가, 맥주에서는 나뭇조각과 바퀴벌레가 나와 해당 회사가 곤욕을 치렀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반드시 수반되는 문제가 ‘책임 회피’다. 맥주 사건 당시 소비자는 관련 회사 소비자 보호센터에서 “맥주가 얼었다가 녹으면 그럴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말이 안 되는 소리라는 것은 소비자 보호센터 담당자도 알 것이다. 그리고 정직하지 않은 비즈니스를 벌인 기업이 망한 예는 많다.
미국 엔론사 사태 ‘타산지석’ 삼아야
2002년 포천지가 발표한 미국 7대 기업이었던 에너지 회사 엔론이 다음해 망했다. 불과 15년 사이에 1700%의 초고속 성장을 했고 80달러대를 유지하던 주식이 40센트로 떨어지더니 그마저 휴지조각이 돼버렸다. 미국 최고의 회계법인 아서앤더슨의 도움으로 분식회계의 요술을 부린 까닭이다.
고객들은 엔론을 멀리했고 은퇴연금을 자기 회사 주식으로 투자했던 수만 명의 엔론사 직원들과 일류 기업이라는 바람 몰이에 홀려서 엔론의 주식에 투자했던 고객과 투자자들이 비극적 파산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고객에 대한 정직성과 통찰력을 갖춘 인적자원(HR) 인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세스코에서도 볼 수 있다. 바퀴 잡는 회사인 세스코의 소비자 보호센터 ‘고객의 소리’에 어떤 고객이 우리 애인에게 어떤 바퀴벌레 같은 자(者)가 붙었는데 어떻게 퇴치할 수 있냐는 글을 올렸다.
장난삼아 올린 글에 세스코 직원은 그 바퀴벌레 같은 사람과 고객님을 차별화해 우월적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그 바퀴벌레(?)를 퇴치할 수 있다고 장문의 퇴치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결과 그 고객은 여러 포털에 글을 올려 세스코의 고객 통찰력을 알림으로써 세스코의 이미지를 확산하는 협력자가 되었고 이 얘기는 HR분야에서 널리 화자 됐다. 이렇듯 고객에 대한 통찰력의 중요성은 두 말할 여지가 없다.
통찰력이란 사전적 의미에서 보면 ‘표면 아래의 진실을 살펴보는 일’이다. 마케팅 관점에서 통찰력(Customer insight)은 한마디로 ‘고객의 잠재 니즈를 읽는 것이다’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창조적 의미보다는 이미 있는 상태에서 진실함을 더해 그 관계의 의미를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위드스탭스홀딩스 이상철 대표 |
세계 각국에서 사람들이 중시하는 가치와 열망을 이해해 고객의 잠재 니즈를 간파하는 것이 PPR의 목표다. 예를 들면 중국 중산층이 PC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구매를 주저하는 이유를 파악하는데 PC가 자녀 학습의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텔이 중국에서 출시한 가정교육용 PC는 소프트웨어 잠금장치 대신 실제 자물쇠를 달아 인기를 모았다.
인텔은 중국에서 열쇠와 자물쇠가 지니는 권위의 상징을 잘 파악함으로써 중국 시장을 잠식할 수 있었다. 최근 LG전지도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1만5000여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심층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그에 따른 상품 생산이 기대되고 있다. 고객에 대한 통찰력까지는 멀다 하더라도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대로 된 진솔한 답변과 해결책을 도모하는 시스템과 HR인재 및 관련 부서에 대한 교육 점검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