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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금투협 후보 최사장은 왜 떨어졌을까?

官 출신이라는 장점이 단점으로 부각…내부단속 과제로 남아

이정하 기자 기자  2012.01.30 19: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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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 회장 선출이 지난 16일 이뤄졌다. 당초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는 언론의 예상과 달리 전 우리투자증권 박종수 사장의 완승으로 싱겁게 끝났다. 모피아 출신에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현대증권 최경수 사장은 2차 투표까지 올라갔으나 23.89%라는 큰 격차로 뒤지며 2등이라는 성적이 만족해야 했다. 최 사장은 왜 금투협 회장이 되지 못했을까?

◆최경수 사장, 향후 행보는?

최경수 사장이 금투협 회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심에 따라 향후 현대증권 사장직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치러지는 선거에서는 후보자에 등록한 등록인의 경우 맡은 직무에서 퇴직해야 하지만, 금투협 회장 선거의 경우 증권사 내부에 뚜렷한 규정이 없는 관계로 퇴사없이 후보로 나올 수 있다.

이에 현직 증권사 임원인 인물들이 대거 금투협 회장 후보에 등록하기도 했다. 동양증권 전상일 부회장, LIG투자증권 유흥수 대표가 출마의 변을 밝혔었다. 그러나 이날(30일) 금투협 회장 선거에 나갔던 LIG투자증권 유 대표가 돌연 사임해 낙선 후폭풍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재 최 사장이 사장직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노사와의 갈등이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여의도 현대증권 본사 1층에 붙은 현대증권 퇴진 대자보.
노조는 최 사장에 대한 퇴진 찬반투표 여부를 직원들을 상대로 진행했으며, 전체 투표 인원의 93%가 찬성에 표를 던졌다. 노조는 ‘최경수 사장은 퇴진하라!’라는 메시지를 본사 1층에 내걸로 퇴진운동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표하고 있다.

이에 현대증권 측은 “노조 측과 관련된 내용이라 정확하게는 모르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노조의 결사반대에도 당선

금투협 노조, 현대·우리투자증권 노조가 연합해 3수(박종수·최경수·유흥수) 후보에 대해 결사반대 운동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박종수 사장이 회장이 되는 영광을 누렸다.

유력한 후보였던 최 사장을 따돌리고 박 전 사장이 회장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로는 그가 민(民) 출신이라는 점이 회원사들의 공감대를 얻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박 사장은 선거 운동 기간에 회원사들을 찾아 다니며 그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 것으로 전해진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회장 선거는 관(官)에 대한 반발에 따른 선택이었다”고 전했다.

◆결사반대 노조들, 선거 후 ‘조용’

금투협 노동조합은 박종수 전 사장과 최경수 사장의 후보 반대 투쟁을 해왔다. 현대증권 최 사장의 경우 관출신이라는 점과 ELW 관련 소송을 문제로, 박 전 사장의 경우 우리투자증권 사장 당시 신임을 얻지 못한 인물이었다는 점을 꼽았다.

하지만 금투협 노조는 박종수 사장의 당선 이후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투협 노조 측은 퇴진 운동을 진행할 계획이 없음을 공식적으로 이미 밝혔다.

금투협 노조가 발을 빼자 같이 퇴진운동을 진행했던 현대증권과 우리투자증권도 더이상의 언급은 피했다.

현대증권 노조는 “금투협 노조에서 반대 의사가 없기 때문에 그 쪽의 입장을 따를 것”고 말했으며, 우리투자증권 노조도 “박 사장이 현직 사장이 아닌 전 사장이었다는 점에서 반대 입장을 표할 명분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회원사들은 새로운 회장에 대해 “새롭게 회장이 되신 분이 위축돼 있는 ELW 문제를 잘 해결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새로운 회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