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 주도의 작전'으로까지 불리고 있는 자원개발업체 CNK(039530)주가조작 사건 여파에 정국이 어수선하다. 국내 한 증권사가 CNK인터내셔널 주식을 산 일반 투자자들이 평균 65%가량 손실을 입었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과 맞물려 소액주주들은 이와 관련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도 관련 공시에 대한 사후조사를 소홀히 해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사법당국은 5억원 이상의 불법 이득을 챙긴 주가조작 사범에 대해 실형을 선고토록 할 계획이다.
30일 현대증권은 2010년 말 CNK가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한 뒤 지난 27일까지 이 업체 주식을 손에 넣은 투자자들은 주당 평균 9807원(거래량을 감안한 가중 평균)에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평균 65% 손실 추산분을 감안할 경우 100만원어치 순매수 때 35만원 정도의 가치만 남았다는 얘기다.
당시 외교부의 CNK가 최소 4억2000만 캐럿에 이르는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확보했다는 보도자료만 믿고 CNK에 자금 공급 역할을 한 소액 투자자가 1만3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당분간 파문은 이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외교부 발표 이후 3000원대의 CNK 주가는 3주 만에 장중 1만8350원까지 급등했으나 지난 18일부터 엿새째 하한가의 늪에 빠졌으며 이날 오전 11시 30분 현재도 전일대비 265원(-7.66%) 하락한 3195원에 거래되고 있다.
CNK파문이 커지면서 외교부는 물론 한국거래소와 정부 당국 관계자도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보도·풍문에 대한 조회 공시 소홀로 투자자들의 피해를 관망했고 오덕균 CNK 오덕균 회장, 조중표 전 국무총리 실장, 외교부 김은석 에너지자원 대사,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은 차명거래로 불법 이득을 챙겨 증권선물위원회와 감사원에 고발 및 수사 의뢰된 상태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0일 CNK의 주가 급등에 따른 조회 공시를 요구했던 거래소는 당시 CNK가 '특이사항 없음'이라는 답변을 내놨음에도 불구, 추가적 조회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 금감원은 CNK 신주인수권부사채(BW) 100개(370만주), 59개 계좌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해 BW 매각으로 팔아 치워 수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얻은 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을 검찰에 통보했다. 조 전 실장은 본인 명의 CNK 주식 26만주로만 10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울러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윤희식 부장검사)는 조 전 실장 외에 2010년 12월17일 이후 지난해 2월28일까지 CNK 주식을 5만주 이상 대량 매도한 32명에 대해서도 차명주식 보유 및 거래 여부 등 자금 추적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경 김은석 대사 자택을 비롯, 외교부 관련 부서에 대한 압수 수색을 실시해 보도자료 작성 및 자원외교 관여 등과 관련한 사항을 파악 중이다.
한편 CNK 소액주주들은 외교부의 CNK 관련 '허위 보도자료' 유포에 대해 조만간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며 지속적으로 CNK 의혹을 제기한 무소속 정태근 의원은 CNK 소액주주의 국가 대상 손해배상 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난감한 입장이다. CNK가 한국거래소에 다이아몬드 개발 관련 공시를 하기 1시간 전 보도자료를 배포한 사실이 확인돼 피해보상 책임을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CNK주가조작 사건의 파문이 일파만파 확장되자 사법당국은 5억원 이상 부당 이득이 확인된 주가조작 사범에 대해 실형을 선고토록 양형기준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날 대법 양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통해 증권·금융범죄에 대해 신규 도입 예정인 양형기준의 안을 심의 의결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