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생명보험사들의 담합으로 인한 과징금 문제로 업계가 시끄럽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개인보호상품 예정이율, 공시이율 담합행위 적발’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16개 생보사 중 교보생명과 AIA생명을 제외한 14개 업체가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소송을 건 목적은 각각 다르다.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의 경우 담합자체는 인정하지만 과징금이 너무 과하게 부과됐다는 것이 목적인 반면 신한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중소형 보험사들은 ‘담합행위가 아니다’라는 것이 이번 소송의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의 경우 리니언시제도로 각각 70%, 30%를 감면받은 후 소송을 진행해 눈총을 사고 있다. 중소형사들은 “중소생보사의 경우, 높은 시장점유율의 대형사 이율에 맞춰 상품을 만들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황을 주도한 대형사들이 담합을 인정하고 과징금을 감면받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착한배신’이라 불리는 리니언시제도의 허점도 문제되고 있다. 우선, 현 제도에선 주도하던 업체가 돌연 자진신고를 할 경우에도 신고 1순위에 꼽혀 전액 과징금을 감면받는다는 점이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2008년 퇴직보험 담합 관련 조사 시에도 교보생명은 담합을 인정하고 1순위 자진신고자로 꼽혀 약 40억원의 과징금 전액을 감면받았다. 이밖에도 리니언시제도는 상습적 담합 후 신고, 경쟁사에 치명타를 입히기 등으로도 사용될 가능성이 커 완벽하지 못한 제도운영이 우려되고 있는 상태다.
과징금을 부과 받은 한 중소형업체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벌이는 조사는 큰 회사 위주로 우선 실시되는 만큼 대형사들이 소식에 빠를 수밖에 없다”며 “중소형사들은 리니언시제도 자진신고 대상이 되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생보사들의 담합으로 지난 5~6년간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을 위한 보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금융소비자 연맹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예정이율과 공시이율 담합으로 인한 보험소비자의 피해금액은 최소 17조원이 넘지만 공정위의 과징금에만 관심이 쏠린 보험사들의 행태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올해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동의의결제’가 시행된다고 한다. 동의의결제는 공정거래법을 어긴 사업자가 스스로 피해구제와 원상회복 등 합당한 시정방안을 제시하면 공정위가 위법성 여부를 최종 판단하지 않고 심의절차를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이다. 또한 소비자들은 피해의 직접적인 배상 등 신속하고 실질적인 구제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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