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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보감]젊다고 피해가지 않는 겨울 골절

서우영 정형외과 전문의 기자  2012.01.30 08: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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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퇴근 후 남자친구와 데이트 약속이 있던 송씨(29세, 여)는 한껏 멋을 내고 출근했다. 날씬해 보이려고 입을 얇은 코트와 스커트 차림에 온몸이 웅크려지고, 굽이 높은 부추는 걷기 불편했지만 예쁘게 보이기 위해 이정도 불편을 감수할 만 했다. 퇴근 후 약속장소로 발걸음을 재촉하다가 빙판길에 미끄러진 송씨는 무심결에 손을 짚었는데, 손목이 심한 통증과 함께 퉁퉁 부어 움직일 수 없었다.

얼마 전 내린 눈이 빙판길을 형성해 보행이 조심스러운 요즘. 낙상으로 인해 정형외과를 찾는 환자가 크게 늘었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니 혈액순환이 안되고 근육이 위축된데다 경직상태로 작은 충격에도 부상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절은 뼈가 약한 노인이나 소아들에게 많이 일어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송씨처럼 젊은층 환자도 많다. 특히 다이어트를 심하게 한 젊은 여성은 골밀도가 낮아 넘어지는 정도의 작은 충격에도 뼈가 부러지기 쉽다. 또한 스키나 등산 등 겨울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발목 등에 골절상을 입는 젊은층도 늘어나는 추세다.

젊은 층 골절 중 가장 흔한 것이 발목골절과 손목골절이다. 발목과 손목은 특히 많이 사용하는 부위로, 구조가 복잡하고 정교해 부상이 발생하기 쉬운데다 치료가 어렵다. 많은 기능을 수행하는 이 부위는 조기에 치료를 하지 않으면 골절된 부위에 염증이 생겨 골절 부위가 심하게 부어오르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발목 골절은 발목에 부하가 많이 가는 스포츠 활동 중 많이 일어나는데, 겨울철 실외운동 중 많이 발생한다. 낮아진 기온으로 근육이나 관절이 위축된데다 바닥이 미끄러운 상태에서 운동을 하는 경우가 생겨 조금만 부주의해도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뼈에 금만 갔거나, 부러진 뼈가 어긋나지 않은 경우에는 석고 고정 등과 같은 보존적인 치료를 통해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발목 뼈가 25~30% 이상 부러진 경우에는 나사를 통해 뼈를 고정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넘어질 때 무의식 중에 땅을 잘못 짚어서 많이 발생하는 손목골절은 전체 골절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흔하다. 치료는 대개 의사의 손이나 기구 등을 이용해 골절 부위를 잡아당겨 원상태로 회복시킨 후에 석고 고정을 시행하게 된다. 특히 젊은 사람의 경우 정확하게 관절 면을 맞춰 주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기간 동안에는 지속적으로 손가락 운동을 하도록 해 장기간의 석고 고정 치료로 인해 손가락이 굳지 않도록 한다.
빙판길에 넘어졌다고 해서 모두 병원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임시처치 후에 수 주일이 지나도 회복이 되지 않을 경우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손상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이런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넘어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운동을 하기 전 몸을 충분히 풀어 몸이 균형을 잘 유지할 수 있고 넘어지더라도 부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미끄러운 길을 걸을 때는 굽 높은 구두를 피하고 미끄럼방지 기능이 있는 운동화를 신으며, 평상시 균형 잡힌 식단으로 식사를 해 골밀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길을 걷다가도 전화통화, 문자, 스마트폰을 이용하며 한눈을 팔지 말고, 평소보다 보폭을 좁게 걸으면 넘어져서 발생할 수 있는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강북 힘찬병원 서우영 과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