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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자산운용사 간부 ‘가짜펀드’로 친인척 100억 등쳐

“원금보장 연 8% 확정금리” 감언이설…설 연휴 직전 탄로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1.27 17: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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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외국계 유명 자산운용사 소속 펀드매니저가 10년 가까이 ‘가짜펀드’를 내세워 친인척과 가까운 지인의 돈 100억원을 빼돌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특별수사팀은 외국계 자산운용사 차장급 펀드매니저 배모(27)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배씨는 지난 2003년 자신이 임의로 만든 가짜 계약서와 상품 설명서를 토대로 “원금을 보장하고 연 8%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사모펀드 상품”이라고 피해자들을 속여 최근까지 개인투자자 27명으로부터 200여 차례에 걸쳐 총 101억원을 가로챈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배씨는 본인 계좌로 투자금을 받았으며 다른 고객의 이자를 돌려막는 식으로 의심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펀드투자금과 이자는 모두 개인 계좌로 주고받았다. 상식적으로 펀드 상품은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에서 판매되며 펀드매니저가 이를 개인적으로 담당하지 않는다. 투자대금을 본인 계좌로 받는 경우는 더더욱 없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배씨의 친인척, 지인이었으며 1인당 적게는 7000만원에서 많게는 23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씨는 경찰에서 가족, 친지들로부터 받은 투자금 수십억원을 선물투자 실패로 날리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10년에 걸친 배씨의 대담한 사기행각은 설 연휴를 앞둔 지난 19일 한 피해자에 의해 꼬리가 잡혔다. 배씨의 ‘가짜펀드’에 가입한 고객이 시중 은행 창구직원에게 문제의 상품 설명서를 보여주고 설명을 부탁하자 은행 직원이 이상하게 여겼던 것. 초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상품이 의심스러웠던 은행직원이 직접 해당 운용사에 문의전화를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19일 처음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배씨를 바로 해고조치하고 경찰에 넘겼다”며 “회사 브랜드를 범죄에 악용한 사례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굉장히 난감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