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4·11 총선을 목전에 두고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이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나섰다. 여야 모두 공천심사위원장 선정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공천살생부’가 나돌고, 민주통합당은 ‘석패율제 찬반’으로 고심하는 모양새다.
총선을 앞둔 한나라당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이른바 ‘공천살생부’가 나돌고 있는 것. 문건의 출처는 불분명하지만 수도권·영남권 중심 약 40명의 의원들의 이름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의원들이 적잖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공천 살생부에 의원들 ‘벌벌’
특히 한나라당 내에서 총선 물갈이론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최근 경쟁력(50%)과 교체지수(50%)를 토대로 현역 지역구 의원 25%(34명)을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가운데 살생부가 나돌고 있어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
의원회관을 중심으로 회자되고 있는 살생부에는 아주 구체적인 내용이 실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경기, 인천, 영남(대구·경북, 부산·경남) 등 수도권과 영남권을 중심으로 지역구 의원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살생부 명단에 오른 의원들을 보면 초·재선부터 다선까지 다양한 반면 중진의원들은 물론 친이계와 친박계 의원들 이름도 고르게 실려 있다.
문건을 접한 한나라당 의원들 역시 적지 않게 놀랐다는 후문이다. 문건 자체를 신뢰할 수는 없지만 명단이 구체적이어서 그럴 듯해 보인다는 것.
하지만 한나라당 관계자는 “공천 살생부라는 것이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다”면서 당과는 관계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살생부의 출처나 신뢰성 여부를 떠나 살생부가 도는 것 자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각종 악재로 당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는 형국에 살생부까지 나돌아 당내 분위기가 더욱 흉흉한 이유에서다.
◆석패율제 도입 30일 결정
그런가 하면 민주통합당은 석패율제 도입에 고심하는 모양새다. 한나라당이 석패율제 도입에 찬성하면서 민주통합당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 듯 했으나 일부 의원들의 반대 의견과 부딪히면서 결정을 미뤘다.
이와 관련 민주통합당은 26일 최고위원회의-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연석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 이후 신경민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최고위원회가 당 정개특위로부터 보고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지역 여론을 감안해 석패율제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진표 원내대표 역시 “석패율에 대해 좀 더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고, 이석현 당 개정특위 위원도 “국민참여경선제도, 모바일투표제, 석패율제 등 세 가지 사안을 놓고 논의를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면서 “30일 최고위원회를 다시 열어 당론을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석패율제에 대해 강력 반대해온 진보정당에서는 훗날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도입한다는 조건하에 석패율제를 도입할 수 있다고 여지를 보여 석패율제 도입에 힘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