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연비 높고 성능 좋은 디젤 차량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성능 향상된 디젤 엔진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고유가 현상과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 것. 수입 자동차 업체들은 그간 디젤 차량이 약세를 보이던 국내 시장에서 지속적인 디젤 차량 출시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 평균 휘발유 가격(25일 12시 기준)은 리터당 2045.90원. 불과 1년 만에 157원이 인상됐으며 18일 연속 상승세다. 이러한 유가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국내 자동차업계가 효율성과 경제성을 겸비한 디젤 차량을 새로운 소비 트렌드 현상으로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한 국내 디젤 승용차 판매량은 지난해까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수입 차량의 경우 2010년부터 2011년11월까지 25.4%에서 35.2%로 상승했으며 등록대수로만 보면 60% 가량 증가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휘발유 가격이 오를수록 수입 디젤차에 관심을 표명하는 소비자가 많아진다”며 “이는 그만큼 디젤의 효율에 끌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디젤차가 동급 가솔린차에 비해 배기량이 작고 연료효율이 최대 70%까지 좋은 데다, 순간 가속력이 뛰어나 최근 실속형 소비성향에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국내 선호 변화와 유럽 브랜드의 디젤 내수 공략이 맞아 떨어지면서 디젤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디젤차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 휘발유차 수준으로 개선돼 속도감과 승차감이 좋아진 점도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수입차 브랜드, 불과 3주 만에 2개 디젤 모델 출시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의 35%가 디젤차로 집계됐다. 특히 가장 많이 팔린 10개 수입차에 디젤 모델 3개가 포함됐다. 지난해 10만대 판매를 돌파한 수입차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디젤차는 올해도 다양한 모델이 출시되면서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10만대 판매를 돌파한 수입차 브랜드들은 새해 시작한지 불과 3주만에 디젤 모델 2 차종을 출시하는 적극적인 공세를 보이고 있다.(왼쪽 크라이슬러 더 뉴 300C, 오른쪽 미니 디젤) |
지난 16일 크라이슬러는 자사만의 스타일링에 더욱 진보된 친환경 기술과 강력한 퍼포먼스를 더한 더 뉴(The New) 300C의 가솔린 모델과 디젤 모델을 동시에 출시했다. 당당함을 표방하는 ‘크라이슬러’와 섬세한 이탈리안 감성 ‘피아트’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최고의 프리미엄 패밀리 세단으로 거듭난 것.
특히 디젤 모델(가격 5890만원)의 경우 피아트와 공동 개발한 3.0ℓ V6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239ps와 동급 최고의 토크 56.0kg·m를 발휘하며, 1800~2800rpm의 넓은 rpm 대역에서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올해부터 새롭게 변경된 연비 표기 방식에 따라 더 뉴 300C 디젤은 △고속도로주행 18.6km/ℓ △도심주행 11.4km/ℓ △복합 13.8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144g/km라는 동급 최저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연료 효율성과 친환경적인 면이 부각되고 있다.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도 지난 10일, 자사 최초의 디젤 모델인 쿠퍼 D와 쿠퍼 SD 등 ‘미니 디젤’ 두 가지 모델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브랜드 최초로 적용된 2.0리터 디젤 엔진이 장착된 미니 디젤은 연료효율성과 강력한 파워를 모두 만족시키며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배가시켜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리터 디젤 엔진은 BMW 320d 및 520d 등 BMW의 디젤모델에도 장착된 것으로, 차세대 커먼레일 연료 직분사 방식, 가변식 터보차저 기술이 적용됐다. 뿐만 아니라 ‘미니멀리즘(MINIMALISM)‘ 기술을 적용해 최적의 성능과 높은 연료 효율성을 자랑한다. 미니멀리즘 기술은 역동적인 드라이빙 성능과 느낌은 간직한 채 차체 경량화 기술 등을 통한 에너지 효율 증대, 지구 환경을 위해 유해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스마트한 기술이다.
이를 통해 쿠퍼 SD의 경우 최고출력은 143마력, 최대 토크 31.1kg·m의 힘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의 속력을 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8.4초에 불과해 뛰어난 가속력을 보인다. 또 135g/km의 CO2 배출량, 19.9km/ℓ의 정부공인 표준연비로 최상의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실현했다.
쿠퍼 D는 최고출력 112마력, 최대 토크 27.5kg·m를 발휘하며, 제로백은 10.1초에 불과하다. CO2 배출량은 131g/km, 정부공인 표준연비는 20.5Km/ℓ로 하이브리드카 수준의 연료 효율성을 달성했다. 특히 이 연비는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2.0리터 디젤엔진 장착 차량 중 가장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BMW 그룹 코리아 김효준 대표는 “미니 디젤은 올 한해 미니의 위상을 보여줄 전략 모델로, 고효율과 운전의 재미까지 갖춰 더욱 재미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전략모델출시와 미니만이 할 수 있는 마케팅으로 모든 세대에게 사랑 받는 러브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파사트(폭스바겐)·신형 3시리즈(BMW)·포커스(포드) 등의 수입 디젤차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국내 자동차 시장에 긴장감이 나돌고 있다.
◆국산 디젤 승용차 판매 1% 못 미쳐
이러한 최근 디젤 차량들이 많은 인기를 끌면서 대표 국산 브랜드인 현대자동차가 지난 17일 유러피안 중형 프리미엄 세단 ‘i40 살룬(SALOON)’을 공개했다. ‘세련된 스타일과 다이나믹한 핸들링을 특징으로 하는 신개념 중형 세단인 i40 살룬’은 희소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만족을 선사하고자 했다.
수입차 브랜들의 승용 디젤 공략이 지속되면서 국산 브랜드들도 디젤 모델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 (사진 i40 살룬) |
‘i40 살룬’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디젤 모델을 보유로, 승용 디젤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전략 모델이기 때문이다. 디젤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140마력(ps), 최대토크 33.0kg·m, 연비 18.0km/ℓ의 디젤 1.7 VGT 엔진을 탑재했다. 뿐만 아니라 △속도 감응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진폭 감응형 댐퍼를 적용하고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세팅해 유러피안 프리미엄에 걸맞는 주행 성능을 갖췄다. 이와 동시에 차음유리를 비롯해 곳곳에 흡차음재를 적용하는 등 철저한 소음 진동 설계 대책으로 탁월한 정숙성을 구현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국내서 팔린 수입차 3대 중 1대는 디젤차일 정도로 디젤 차량이 대세로 자리 잡은 반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국산 승용차의 디젤 판매 비중은 1%에도 못 미치는 상반된 모습이다.
디젤 차량이 가솔린 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이면서 승차감과 정숙성을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 이로 인해 국산차 브랜드들은 주력 차종의 신형 출시와 함께 디젤 모델을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최초 디젤 승용차는 1980년대 새한자동차(현 한국GM)의 로얄 레코드 디젤. 하지만 당시로서는 중형 세단에 소음과 진동이 심한 디젤엔진 장착으로, 9년간 1만2000여대 판매에 그치며 결국 단종 됐다.
정부의 디젤 승용차에 대한 배출가스 인허가 기준이 마련된 2005년에는 디젤 세단 열풍이 불기도 했지만, 판매부진에 허덕였다. 특히 NF쏘나타의 디젤 모델인 2.0ℓ VGT 판매 비중이 쏘나타 전체에서 1%도 되지 않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판매된 승용차(421696대) 중 디젤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1.3%(5642대). 해당 모델에서의 비중(136646대) 역시 4.1%에 불과하다. 물론 지난해 9월 출시돼 1296대 판매에 그친 ‘i40’만이 가솔린과 디젤 모델 계약 비중이 3 대 7일 정도로 디젤 차량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