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구정 연휴 달콤한 끝물을 제대로 탄 코스피가 1월 막바지 상승세를 구가하며 내달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달 코스피지수는 구정 연휴가 끝난 지난 18일 잠시 조정을 거친 후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어느덧 1960선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해 8월 4일 2018.47 이후 최고치로, 19일부터 26일까지 무려 64.79포인트나 올랐다. 유로존 리스크 해소 기대감이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런 가운데 2월엔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과 예정된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 만기가 증시 등락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 내달 유로존 리스크 해소국면 진입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 문제가 2월 이후 완연한 해소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구제금융을 받게 될 경우 세계 금융시장은 작년 수준 이상의 충격을 받겠지만 2008년 발발한 미국발 금융위기와 맞물려 유로존 악재가 부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위기에 적응한 각국 정부가 혼란을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
이에 따라 유로존 리스크가 안정권에 접어들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위험자산 선호와 유동성 장세의 성격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고 이달 세계 금융시장에서 이러한 모습이 선반영됐다는 해석이다.
27일 HMC투자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주도하는 유동성 효과가 커지는 시장에서 밸류에이션(가치대비 주가수준)은 점진적으로 상향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이 10배를 회복해 가는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신영증권도 다음 달 증시 여건이 오름세를 유지하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내달 증시는 유동성 등에 근거한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돼 점차 우상향 기조가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는데 관측 포인트를 맞췄다.
이 증권사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내달 증시는 5개월간 갇혀있던 박스권을 뚫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유럽은행들의 자본 확충 과정에서 일시적 위험자산 기피현상이 발생해도 유로존 양적완화로 쏟아진 유동성은 외국인의 위험자산 선호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아 우리나라에 자금이 집중되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 양기인 리서치센터장도 "내달 코스피 예상밴드 최고치로 2050선까지 보고 있다"며 "유로존 국채만기 리스크는 장기대출 프로그램으로 해소가능성이 커졌고 중국 경제 연착륙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 5개국의 월별 국채 상환 일정, 블룸버그·HMC투자증권 제공. |
NH투자증권 조성준 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8조원 규모의 매도세를 보이던 외국인들이 이달 한 달간 5조원가량을 사들였다"며 "현재 상승세는 외국인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 추가 매수 여력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와 함께 개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물도 주가 추가상승에 일시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세중 팀장도 "단기 급등, 프로그램 매물 소화 등은 지수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조 연구원의 판단에 동의했다.
◆ 실적모멘텀 살아있는 IT·건설업종에 추천의견 모여
내달 투자전략은 실적모멘텀이 부각되는 업종에 집중됐다. 투자 유망 업종으로는 정보통신(IT) 및 관련 부품, 은행, 건설, 자동차 등이 거론됐다. 실적모멘텀이 두드러질 IT업종을 축으로 삼고 나머지 업종들은 단기 관점에서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다.
무엇보다 IT업종에 대한 관심은 삼성전자와 연관된다. 현재 대만과 일본 반도체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거치고 있어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상황인 만큼 삼성전자의 투자 확대 수혜를 입을 IT 중소 부품업체의 매력도 커질 개연성은 충분하다.
신한금융투자 한범호 연구원은 "삼성전자 호재 외에도 애플의 '어닝 서프라이즈' 덕을 볼 IT업종이나 월말 실적 발표가 예정된 자동차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유로존 리스크 완화 및 미국 부동산 경기 회복 등으로 은행, 건설 주가도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영원 팀장도 실적모멘텀에 주목하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는 건설, 조선 등과 실적 효과가 탁월한 자동차가 시장을 이끄는 업종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외 중국 관련주를 주의 깊게 살피라는 의견도 상당수 있었다. 김세중 팀장은 "중국 관련주는 소재, 운송·조선, 소비 확대 관련주로 순차적인 외연 확장이 전개되며 시장을 주도주로 떠오를 것"이라며 오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전후로 중국 긴축 완화 기조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