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연초 코스피 지수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국내주식형펀드(ETF 제외)와 주가연계증권(ELS) 등 관련 상품 가입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주식형펀드 가입자들이 대규모 환매로 자금 회수에 나선 반면 ELS 가입자들은 짧은 기간 동안 높은 수익률을 달성해 조기상환으로 톡톡히 재미를 누린 것이다.
연초 주식시장이 살아나면서 시중의 유동성이 위험자산에 쏠리고 있는 점도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 배경으로 꼽힌다.
◆글로벌 펀드 수요 몰리는데…국내주식형은 순유출
코스피 지수가 1950선을 돌파해 단기급등하자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대규모 자금 이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과거 1900~2000선에서 유입됐던 자금이 원본 회복과 함께 환매 신청이 늘어난 것이다.
27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주식펀드에서 25일 기준으로 2890억원이 순유출됐다. 순유출 규모도 18일 780억원, 19일 1210억원, 20일 2240억원으로 갈수록 커져 올해만 8540억원이 빠져 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동양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글로벌 펀드로는 투자심리 완화로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 반면 국내주식형펀드는 코스피 상승으로 환매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순유출 금액이 전주보다 719억원이 늘어나 2주째 순유출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식형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고개의 환매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주식 순매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순매수세로 지수를 받치고 있지만 수천억원 규모의 매도세가 몰리는 것은 지수의 부담일 수밖에 없다.
운용사들은 지난 17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주식을 내다 팔았다. 25일에는 4600억원 이상의 물량을 쏟아내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27일에도 오전 9시55분 현재 441억원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반면 주가 단기급등으로 ELS 가입자들은 짧은 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올리며 쾌재를 부르고 있다. 대부분의 상품이 만기와 상관없이 일정한 조기상환 평가일에 기초자산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을 달성하면 약속한 수익과 함께 자동 상환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ELS 투자 늦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ELS 시장에서 대우증권(006800), 우리투자증권(005940), 하나대투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037620) 등 5개 증권사가 이달 36개 ELS 상품에 대한 조기 상환을 실시했다.
특히 성과가 좋았던 상품은 S-Oil(010950), OCI(010060)를 기초자산으로 한 신한금투 ELS 3477호였으며 수익률은 연 34.5%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 ELS2844호도 32.0%의 연수익으로 상환됐으며 우리투자증권 ELS5167호와 5187호도 각각 32.0%, 30.0%로 조기상환됐다.
이른바 ‘대박’ 상품이 된 이들 ELS들은 지난해 8월 급락장 이후 발행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총 36개 상품 중 72.2%인 36개 상품이 여기에 해당됐다. 반면 코스피20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등 국내·외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의 연 환산 수익률은 평균 9.75%로 전체 평균 수익률인 15.3% 보다 낮았다.
동양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작년 8월 급락장 직후는 ELS 투자의 적기였다”며 “지금은 주가가 많이 회복한 상태이기 때문에 원금손실구간이 50% 이상인 공격적인 ELS 투자는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향후 지수가 완만한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 한번 주가가 꺾일 때 ELS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