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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쌍용차 서로 다른 인도 공략법…누가 더 먹힐까?

급성장 ‘소형차 천국’ 인도 자동차시장 ‘한국차 바람’ 거쎄다

김병호 기자 기자  2012.01.26 14: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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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무한한 성장이 보장된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국내완성차 1위의 현대기아차와 새로운 출발로 힘껏 고무된 쌍용자동차의 한판 대결이 눈길을 끈다. 양사는 각기 다른 차별화 공략으로 인도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현대자동차는 전략차종인 소형차 ‘이온’을, 쌍용차는 중·대형 SUV를 내세우며 불꽃 대결을 시작했다.

인도엔 유난히 소형 자동차가 많다. ‘소형 자동차 천국’이란 말까지 있을 정도다. 열악한 교통 환경, 급정지나 끼어들기가 난무한 인도 도로에서는 현실적으로 소형차가 안성맞춤이다. 이런 인도의 자동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차 초경량차 앞세운 ‘토착 마케팅’

인도 자동차 시장은 2010년 기준 약 334만대의 수요를 창출하는 신흥 시장으로 부상했다. 인도 시장의 성장세는 매우 빠르다. 2000년대 세계 15위 생산국에서 7위까지 올랐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수요증가세다. 자동차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승용이 216만4000대, 상용 137만4000대로 총 353만8000대 가량으로 집계되고 있다.
   
교통지옥이라 불리는 인도의 교통 환경은 아직까지 급정지나 끼어들기 등이 난무해 현실적으로 소형차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도의 가장 큰 자동차 수출업체이자, 승용차 제조업체로는 두 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은 인도시장에서 연간 60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값싼 현지 노동력 등을 십분 활용해 저렴하면서도 기능성을 갖춘 자동차 생산체제를 마련했다. 현재 인도 자동차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현지 전략형 모델 ‘이온’을 필두로 준중형 자동차시장의 저변을 넓혀 가고 있다.

‘이온’은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9월에 인도에 출시한 승용차. 특히 현대자동차 라인업 중 가장 낮은 등급에 속하는 ‘이온’은 i10보다 더 작고, 저렴한 가격에 인도를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만나볼 수 없는 인도 전용차종이라 할 수 있다. ‘이온’은 현대차 남양연구소와 하이데라바드에 소재한 인도법인의 연구개발센터 연구진 간의 협업을 통해 개발됐다. 특히 남양연구소는 디자인, 파워트레인, 풍동실험, 충돌실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시설을 보유해 향후 현대차의 다양한 발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온’은 인도에서 오토바이를 타다 처음으로 승용차를 사는 신규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생산 부품의 95%를 현지에서 조달해 i10보다 현지 조달 비중을 10% 가량 높였으며, 에어컨과 오디오 등 편의사양도 간소화된 저가형을 적용해 생산비를 최대한 낮췄다. 또한 공인연비는 21km/l(인도 현지 기준)까지 높여 경제성에 만전을 다했다.

   
현대자동차 '이온'은 인도 현지 전략형 모델로 현지 노동력, 기능성 등을 이용해 원가절감을 실현했다.
일반적으로 인도 직장인들의 월급은 7000루피에서 8000루피 사이에 해당한다. 현지에서 직장인 1등급이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다녀도 월 4만루피 수준이다. 이를 감안했을 때 인도의 자동차 가격은 일반인들이 넘볼 수 없는 고가에 속한다. 하지만, 현대차 ‘이온’의 가격은 26만 루피에서 37만 루피 가량으로 한화 600만원에서 800만원에 해당된다. 이는 넘볼 수 없는 고가의 자동차에서 가격 현실성을 무기로 인도고객들에게 강한 어필하고 있는 셈이다.

인도에서는 도로사정상 속도를 많이 내거나 가속 시 코너링 등을 할 일이 많지 않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교통체증, 차선을 무시한 끼어들기 등으로 속도감과 승차감이 등한시 되기 일쑤인 것이다. ‘이온’은 현지 노동자들의 낮은 급여수준, 열악한 교통 환경 등을 반영한 ‘최소한의 편의시설’ 등으로 상상 이상의 원가구조를 실현해 냈다.

현대차 현지 관계자는 “이온은 인도 현지 상황과 현지인의 취향을 반영해 차별화된 저가의 고연비 차량을 자신의 첫 차로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며 “현재 경기악화와 유가인상 등 인도의 최악 조건 속에서도 월 8000대에 이르는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i10이 월 1만대 이상 판매되는 등 소형차급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형 SUV 싼타페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쌍용차, SUV로 중상류층 겨냥

이에 반해 쌍용자동차는 SUV 라인업을 필두로 인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해 3월14일 마힌드라와 기업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며 경영정상화에 성공했다. 특히 마힌드라는 지난 5일 올해 첫 개막한 인도 델리 모터쇼에서 쌍용과 함께 자체 기술과 디자인으로 개발한 첫번째 SUV XUV500을 비롯해 스콜피오(Scorpio), 볼레로(Bolero), 레바(Reva) NXR 등을 전시하며 인도 대표 SUV 브랜드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SUV명가 쌍용자동차와 마힌드라는 인도시장에서 렉스턴과 XUV500 등으로 중대형자동차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쌍용자동차와 마힌드라는 기존의 플랫폼을 공유하며 렉스턴과 코란도C 등을 인도시장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SUV의 명가인 쌍용자동차가 인도시장의 최대 기업 마힌드라와 함께 해외 시장개척에 새로운 첫발을 내디딘 것.

쌍용차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렉스턴을 인도 시장에 CKD(반조립제품)방식으로 수출해 연말까지 3000대 가량을 판매할 계획”이라며 “향후 코란도C 등의 수출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델리모터쇼에서 선보인 XUV500은 석 달 전 출시한 이후 현재 사전신청이 밀려있어 신청 후 넉 달 이상이 걸려야 인도에서 얼굴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인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에서 XUV500의 가격은 11만루피에서 13만루피로 한화 약 2400만원에서 2860만원에 해당된다.

연초 인도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한해 경차 시장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인도시장에서 경차시장은 80%에 해당하는 커다란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이와 같은 경차시장에도 변화는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인도 최대 기업인 타타그룹의 자동차부문 계열사 타타모터스는 인수한 재규어랜드로버를 통해 중·상류층을 겨냥한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으며, 마힌드라와 힘을 합친 쌍용자동차는 렉스턴, 코란도스포츠, XUV500 등의 SUV로 인도의 중·상류층을 공략하고 있다. 또한 포드 등의 해외 기업들이 인도의 부자들을 겨냥한 중·대형 자동차들을 속속들이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