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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 차기회장 선출 D-day ‘잡음 여전’

취재진 출입 원천봉쇄, 회원사 간 투표권 차등 배분 등 논란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1.26 12: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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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민간 수장인 한국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 차기회장이 26일 회원사 총회를 통해 선출된다. 현 황건호 회장의 8년 장기집권 체제에서 벗어나 민간 회장 2기를 맞는 금투협의 협회장 선거 과정은 철저히 비공개로 치러질 예정이다. 총회 현장에 대한 취재진의 접근은 원천 봉쇄됐다.

금투협은 25일 출입기자들에게 총회 일정을 공지하며 “총회장에는 의결권을 가진 회원사만 출입이 가능하다” 며 “기자들의 현장취재가 불가하므로 홍보실 직원이 참석해 투표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투협 2기 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3명의 최종후보. 왼쪽부터 김성태 전 대우증권 사장, 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
현재 차기 협회장 후보는 총 3명이다. 김성태 전(前) 대우증권 사장과 박종수(65)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최경수(62) 현대증권 사장 등이다. 투표는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3층 불스홀에서 진행된다.

투표권은 금투협 회원사인 증권사 62개사와 자산운용사 81개사, 선물회사 7개사, 부동산신탁 11개사에 각 1표씩 먼저 주어지며 이후 30%에 해당하는 투표권은 회비 분담비율에 따라 다시 배분된다. 이를 100표로 환산하면 대형증권사는 2.3~2.4표, 소형 자산운용사는 0.45표의 투표권을 갖는 셈이다.

총회는 후보추천위원장이 후보 지원자 6명에 대한 심사결과와 최종후보로 압축된 3명을 추천한 경위에 대해 설명하며 후보별 10분 씩 정견발표를 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회원사 대표인 각 사 대표이사들은 총회장 기표소에서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투표권을 행사한다.

당선을 위한 정족수는 회원사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첫 투표에서 과반수 지지를 받는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1위와 2위 득표자를 놓고 재투표가 진행된다. 신임 회장의 임기는 4일부터 2015년 2월 3일까지 3년간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재투표 시간을 감안해도 오후 6시 이전에는 당선자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후보 간 경쟁은 현재 우위를 점칠 수 없을 만큼 박빙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태 후보는 용산고와 연세대 출신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투자자산을 조기에 축소해 ‘감이 좋은 CEO’라는 호평을 얻었다. 미국 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에서 20여년 간 일한 국제통이다.

박종수 후보는 황건호 회장의 대우증권 3년 선배이며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관리형 CEO’로 알려졌으며 가장 먼저 선거전에 돌입해 지지기반을 다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증권사 대표로는 유일하게 최종 후보로 낙점을 받은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은 행정고시 14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옛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중부지방국세청장, 조달청장을 지낸 관료통이다. 경북고와 서울대를 졸업했으며 노조 측은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 제기한 바 있다.

한편 노조의 특정인사 낙선운동 선언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차기 금투협회장 선거는 선출 당일까지 밀실투표와 회원사 간 형평성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금투협 노조는 앞서 25일 성명을 내고 후보추천위원회의 최종후보 선정이 불공정하다며 즉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선거 전 과정을 비공개에 부치면서 지나치게 폐쇄적, 배타적 선거라는 비난이 적지 않다. 또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회원비 납입 비중에 따라 투표권을 차등적으로 배분해 업계 형평성 시비에도 불이 붙은 상황이다. 이는 고스란히 차기 협회장이 해결해야할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