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금융당국이 체크카드 활성화에 적극 나서며 다수의 카드사들은 일명 ‘하이브리드카드’를 새로운 대안책으로 내놓고 있다. 체크카드와 신용카드가 혼합된 형태의 하이브리드카드를 내세워 기존 신용카드 고객과 신규 체크카드 고객 모두를 잡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카드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은행계 카드사들과 달리 신용카드 전업계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에 어두운 표정이다. 전업계는 은행권의 도움 없이 체크카드 기능을 추가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주요 시중은행들이 카드사업에 나서 있는만큼 협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카드는 체크카드와 신용카드가 혼합된 형태로 본인의 경제상황에 따라 한 장의 카드를 체크카드로도, 신용카드로도 사용할 수 있다.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에 부합하면서도 양쪽 카드시장의 고객 모두 확보할 수 있는 무기인 것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기존 신용카드 고객을 놓치지 않으면서 체크카드 기능까지 확보한 하이브리드카드를 올 하반기에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체크카드 활성화’ 하이브리드카드로 적극 공략
은행계 카드사들이 하이브리드카드로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에 동참하고 있는 반면 전업계 카드사들은 은행 협조가 어려워 출시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태다. |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사용자가 정한 한도 이상은 신용카드, 이하는 체크카드로 결제되는 시스템을 적용한 상품을 확대할 방침이다. KB국민카드는 기존 ‘IT’ 계열 체크카드에 적용됐던 ‘듀얼 페이먼트(dual payment)’ 서비스를 다른 상품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신용카드 기능이 있지만 체크카드가 토대인만큼 연회비도 받지 않는다. 우리카드도 기존의 ‘TWO-IN-ONE’ 서비스를 대폭 확대한다.
신한카드는 계좌 잔액이 있으면 체크카드로 사용이 가능하고 잔액이 없을 경우에만 신용카드 기능을 발휘하는 하이브리드카드를 내놓는다. 하나SK카드도 아직 정확한 계획은 세워지지 않았지만 상반기 안으로 하이브리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은행 협조 어려운 전업계 카드사…대안은?
은행계 카드사들이 하이브리드카드를 내세우며 적극적으로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에 동참하고 있는 반면 전업계 카드사들은 은행계좌 정보 등 은행 협조가 어려워 하이브리드카드 출시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드 관련해서는 현재 출시 계획이 없다”며 “체크카드와 관련해 전업계 카드사들과 은행계 카드사들의 입장이 다른 만큼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우리은행, 경남은행, SC제일은행 등과 현재 MOU를 맺고 체크카드 계좌를 연계 중인데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대형 은행들과 업무협의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부적으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은행 쪽에서 구체적인 조건이 나오지 않는다면 입장발표가 곤란하다”며 “큰 틀에서 진행돼야 하는 업무인 만큼 시장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전업계 카드사들은 기존 체크카드 연계 은행을 늘리는데 주력하며 체크카드 부가 서비스를 강화하는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롯데카드의 ‘플래티넘 체크카드’는 파격적으로 프리미엄 회원들을 타깃으로 기존 플래티넘카드의 골프, 면세점, 항공, 여행 등 대부분의 플래티넘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급형 체크카드다. 연회비 1000원에 기존 롯데체크카드의 부가서비스도 그대로 제공된다.
삼성카드는 별도의 연회비 없이 사용금액의 최대 8%까지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캐시백 체크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업종별 특화카드로 쇼핑, 외식, 주유 중 본인의 소비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하며, 각각의 특화업종에서 전월 사용실적에 따라 최대 8% 캐시백 또는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 리터당 최대 100원의 캐시백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의 ‘WCMA 현대체크카드’는 체크카드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장점을 결합한 상품으로 매월 전월 사용실적을 바탕으로 0.5~1.0%를 계좌에 현금으로 넣어준다. 종합자산관리 계좌에 넣은 예금은 발행어음, 펀드, 채권, 기업어음(CP) 등으로 운용된다.
◆하이브리드카드 ‘체크카드 활성화’ 열쇠 될까?
한편, 체크카드 기반의 하이브리드 카드로 소비자들을 사로잡겠다는 카드사들의 정책이 신용카드 고객을 유인하기 힘들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상반기 은행계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기반의 하이브리드카드로 연회비를 없애고 사용자가 정해놓은 일정 한도나, 통장잔고가 있는 상태에서 체크카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신용카드 보다 적은 혜택으로는 소비자들을 움직일 수 없다는 의견이다.
금융소비자연맹 조남희 사무총장은 “현재 하이브리드카드는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혜택이 없고, 카드사 입장에서도 크게 이익이 남지 않는 만큼 양측 모두에게 유인요인이 없다”며 “정부 압력이 강하다 보니 나온 상품일 뿐 실질적인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체크카드가 실제로 활성화 되려면 카드 수수료 비용구조가 개선돼 카드사도 이익이 남아 이로 인해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5% 향상된 소득공제 혜택 등으로는 체크카드가 활성화 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