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기자 생활을 하다 보면 좋은 점은, 나보다 많은 것을 아는 사람이나 신기한 일을 접하거나 들을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숨겨진 뒷이야기 같은 것을 듣거나 흔히 잘 아는 ‘셀러브리티’ 급 유명 인사가 아닌 ‘숨은 고수’들을 만날 때에는 이런 즐거움이 더 커지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자잘한 이야기라서 기사화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공부가 되는 경우도 많고 어떤 깨달음을 주곤해서 살면서 가끔 생각나기도 한다.
몇 해 전에 한국관광공사쪽에서 준비한 일정을 따라 경주와 포항 기사를 쓰러 현지 취재를 간 적이 있다. 이런 기사는 ‘기행문쯤이야…’라는 기분으로 쉽게 쓸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없고(라고 많은 기자들이 착각한다) 더욱이 원래 담당이 아니라 임시로 파견을 나간 것 같은 상황이라 더더욱 편한 일정이었다.
아마 경북도청에서 나온 그 공무원을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 그 출장은 수많은 출장 중에 하나도 못 되는 건으로 기억 저편 너머로 사라졌을 수도 있다.
손삼호 당시 사무관. 도에서 가진 관광 인프라가 좋아 박사학위까지 갖고 현장을 누비는 열혈 공무원이던 그는 이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무렵에도 흰머리가 있는 초로의 공직자였다. 보통 흔히 하는 말로, ‘관’이 붙으면 족보에 오른다고 하고, 지방청일수록 사무관부터 서기관, 부이사관… 등, 간부의 위세가 대단해 이런 점만 놓고 보면 중앙청의 요직에 앉은 동급 공무원이 부럽지 않다.
지금은 분위기가 좀 달라졌지만, 사무관만 되어도 보통 궂은 일이 있는 자리에 나서려고 하지를 않는 게 오랜 관행처럼 내려왔다.
이 분은 새벽에 감포 앞바다 일출 사진이 필요한 사진기자들을 일찍이 일어나 손수 챙겨주는 부지런을 떨었고, 학창 시절에 수학여행을 잠시 다녀간 것으로 경주를 다 안다고 생각하는 혹은 그때 안 좋은 추억으로 경주를 별로라고 생각하는 세간의 평가를 안타까워 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개인적으로는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처한 명문가인 ‘최부잣집’이 ‘경주법주’와도 연관이 있다는 미처 몰랐던 이야기 등 해박한 앎을 잠시나마 얻어들을 수 있어서 무척이나 좋았다.
나중에 회사 후배 이야기를 들으니, 아마 지난해 겨울 무렵까지도 손 박사는 현장에 내려온 기자들을 직접 따라나섰던 모양이다.
일설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게이트’라고나 불릴 만한 공직자들의 추문이 연말연시를 내내 달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