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6일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 차기 협회장 선출을 앞두고 마찰음을 냈던 협회 노조가 총회 하루 전인 25일 협회 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와 공익이사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후추위는 지난 20일 오후 김성태, 박종수, 최경수(가나다순) 후보를 차기 협회장 최종 후보로 발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박종수 후보와 최경수 후보는 노조가 비전문성과 리더십 부재 등을 문제 삼아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던 인사들이다. 노조는 지난 19일 각 회원사에 이 같은 입장을 담은 호소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투협 노조는 후추위의 후보선임 과정 비공개와 밀실 결정을 문제 삼았다. 노조는 25일 발표한 성명에서 “후추위의 결정은 향후 금투협과 업계의 분열을 예고하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선거절차에서 공정성 확보 실패, 중소형사 및 자산운용사를 무시한 편파적인 결정에 책임을 지고 협회 공익이사들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후추위의 최종후보 결정에 대해 탈락한 후보 뿐 아니라 금융투자업계 곳곳에서 비(非)민주적이고 공정하지 못했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회원사간 파열음이 나고 있어 심각한 내분에 휩싸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노조는 이번 차기 협회장 최종 후보 선정과 관련해 관치 선거 의혹도 제기했다. 노조는 “최종 후보에 선출된 일부 후보에 대해 업계에서는 ‘관의 힘’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며 “이런 오해에 대해 후추위가 반드시 책임지고 해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황건호 회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8년 만에 ‘정권교체’를 맞이하게 된 금융투자협회는 차기 협회장 선출을 앞두고 내홍이 끊이지 않았다.
협회 노조와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노조가 특정 인사들에 대한 사실상 낙선 운동을 전개했고 후보와 회원사 간 금품 수수 루머도 끊이지 않았다. 선출 과정이 지나치게 폐쇄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지연, 학연에 따른 특정인사 ‘밀어주기’ 의혹도 제기됐다.
한 노조 관계자는 성명 발표 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협회 고위 인사들이 특정 학교 출신후보를 지지하고 줄을 대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각 실국장들이 각각의 인맥과 라인에 따라 움직이는 바람에 협회 업무가 마비된 지 오래”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는 특정 후보의 실명을 거론하며 “모 부서 임원들이 후추위의 최종 후보 선출 전부터 A후보를 차기 회장 대접하며 일찌감치 줄을 대고 있다”고도 귀띔했다.
한편 금투협 후추위는 지난 20일 차기회장 지원자 6명에 대한 면접을 실시하고 김성태 전 대우증권 대표, 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대표, 최경수 현대증권 대표 등 3명을 최종후보로 선정했다. 차기 회장은 26일 열리는 총회에서 회원사 투표로 결정된다. 투표는 161개 회원사가 참석한 총회에서 실시되며 이 가운데 33.3% 이상의 득표를 얻는 후보가 차기 협회장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