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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만 아는 금투협 사정, 결국 그들만의 전쟁

내부적이 무서운 법…증권사 직원들 반응 ‘시큰둥’

이정하 기자 기자  2012.01.19 16: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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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금융투자협회를 아시나요? 여의도 증권가에서 일하는 당신에게 너무나 당연하다고요? 그러나 택시기사님에 “금융투자협회요”라는 외치면 한마디 듣게 되죠. “거기가 어디죠?”

지금 금투협은 새로운 주인을 맞은 준비가 한창이다. 협회는 지난 10일까지 후보자 접수를 받았고, 회장 후보에 나선 6명의 후보들은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6명의 후보가 모두 회장단 선거에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 관문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의 최종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

   
금융투자협회 전망.
금투협은 19~20일 후보 정견발표를 할 예정이었으나 후보의 자질성 논란과 노조의 반발을 의식해서 인지 비공식적으로 일정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는 후보 나름대로, 노조는 노조 나름대로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8년만에 물러난 황건호 회장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지 금융투자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 사장님은 자질이 안돼요”

19일 현대증권 노조는 금투협 후추위가 현대증권 최경수 사장을 탈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최 사장의 회장 반대 이유로 △업무 능력 부족 △양다리 걸치기식 태도 △리더로서의 무책임함 등을 꼽았다.

현대증권 최경수 사장은 증권사 사장 가운데 대표적인 官(관) 출신으로 모피아(Mopia)다. 모피아는 재무부 출신 관료들을 비꼬는 표현으로 막강한 권력이 마피아를 능가한다. 최경수 사장은 재정경제부 세제실장과 중부지방국세청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지낸 인물이다. 이러한 공직 경험이 그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현대 노조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현대증권 민경윤 노조위원장은 “사장님이 공직에서의 경험과 인맥을 강조하지만, 현대증권 사장으로 재적했던 지난 4년 동안 조직 내에서 자신이 공직에서 근무했다는 우월성만을 강조해 직원들을 하대했다”며 “공직사회의 불합리와 무책임을 조직에 이식해 조직의 분란과 반목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또 현대증권 사장직을 유지하면서 후보에 출마한 점에서
   
현대증권 최경수 사장.
꼼수라고 지적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치르는 선거에서는 후보자에 등록하는 사람은 반드시 퇴직 해야하지만, 현대증권에 뚜렷한 내부 규정이 없는 관계로 사장 자리를 유지하면서 회장 선거에 나올 수 있었다. 이에 대해서도 노조 “양다리 걸치기”라면 비난하고 있다.

지난 13일 최 사장의 주관으로 진행된 전국 부서장, 지점장 산행에서 내부 직원 한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있는 태도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현재 회사 내부에서는 사장퇴진운동에 대한 찬반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협회·현대·우투의 연합 작전…직원들은 “그거 뭔데?”

사측 내부에서 사장의 회장 출마를 반대하는 곳은 현대증권만이 아니다. 우리투자증권 노조도 이미 여러차례에 걸쳐 우리투자증권 박종수 전 사장의 출마에 반대 입장을 표했다. 

우리투자증권 이재진 노조위원장은 박 사장에 대해 한마디로 “내부조직 관리에 실패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그는 “4년 임기 동안에 내부직원들과 끊임없이 마찰을 빚어온 인물”이라며 “독자적 의사결정으로 2007년 사내 설문조사 결과 연임 반대 의견이 전체 85%를 차지했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금투협 협회 노조도 현대증권과 우리투자증권 사장이 회장 자리에 앉게 된 것을 결사반대하고 있다. 금투협 이연희 노조위원장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지만, 현대증권 최 사장과 우리투자증권 박 사장 등 자질이 부족한 후보에 대해서는 반대의 한다”며 “노사관계의 기본이 안되는 있는 인물은 후보로 등록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장과 노조의 뜨거운 신경전에도 증권가 직원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금투협 회장 선거는 회원사 161개가 참석 1사1표를 행사하게 된다. 회원사의 70%는 일사일표 원칙으로 한 표씩 행사하지만 나머지 30%는 회비에 따라 가중치가 부여된다. 회비를 적게 내는 소규모 자산운용사 보다는 대형 증권사의 비중이 더 크다. 1사1표의 원칙이라지만 그렇다고 개개인의 자신의 입장을 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증권사 직원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보고 있다.

회장이 되려는 자와 그를 막으려는 자 그들만의 전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