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갈수록 치열해지는 해외건설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필수 요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2년 새해 벽두부터 건설사들은 신성장 동력을 해외시장으로 겨냥하고 사업 비중도 점차 늘려가는 모양새다. 여기에는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중동에 쏠린 사업 분산과 더불어 알려지지 않은 신시장 개척 등의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수주 예상금액은 700억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UAE원전 수주가 계약고에 반영됐던 지난 2010년(713억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지난해 우리건설업체가 해외서 벌어들인 금액은 591억달러다. 하지만 올해는 세계 곳곳에서 발주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무엇보다 ‘수주텃밭’ 중동 민주화 사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각종 복구사업 및 민생인프라 발주물량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시장 몸집 더 커진다
우선 올해 해외건설시장은 몸집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인사이트(Global Insight)가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건설시장은 2011년 2.7% 성장한데 이어 2012년 6.2%의 성장세를 구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2011년 7조3000억달러였던 시장규모가 8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리비아 지역에서 공사가 진행중인 우리건설업체 현장. 중동 민주화 사태가 마무리되면서 리비아 지역에 각종 복구사업에 대한 물량 발주가 예상되고 있다. |
우리건설업계의 경우, 올해는 수주보물 창고인 중동과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먼저 중동지역은 전체 수주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매년 중동에 편중된 사업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올해부터는 이곳에서 나오는 발주물량에 거는 기대가 어느 때 보다 높다.
올해부터 튀니지, 이집트 등 민주화 사태에 영향을 받은 주변국들의 민생인프라 발주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2022년 월드컵 개최지인 카타르에서도 관련 인프라 시설 발주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 동안 중동지역에 가려져 주목 받지 못했던 중남미 지역의 수주활동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대규모 CSP상공정 일관제철소를 수주하면서 중남미 지역 수주는 2010년 대비 221%증가한 66억달러를 기록했다. 해외 전체 수주에서 중남미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해외건설 역사상 10%를 넘어선 수준이다.
아프리카 지역도 산유국 중심의 수주활동으로 수주액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2억달러 수주를 기록한 아프리카는 국제 차관 공사물량과 함께 주택과 자원개발 플랜트 위주의 인프라 발주가 가시화될 예정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전체 매출의 20%내외였던 주요 건설업체들의 해외매출액이 50%를 넘었다”며 “그만큼 해외시장은 국내 건설시장의 성장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건설업체에 장기적인 활로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외비중 확대하고 신시장 개척 박차
국내 주요 건설사들도 장기적인 신성장 동력을 해외시장으로 잡고 사업 전략 짜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는 기존 해외수주거점지역을 벗어나 신시장 개척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분위기다.
먼저 대우건설(047040)은 올해 시장다변화와 공종 다각화를 통해 63억달러의 해외수주 목표를 제시했다.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지역 및 남미 지역에 진출해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고 기존 북부, 서부 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에서도 우월적 시장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율을 높여간다는 복안이다.
리비아 공사현장. |
GS건설(006360)도 올해 ‘Vision 2020’ 선포식을 열고 핵심 키워드를 ‘글로벌화’로 꼽았다. GS건설은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202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70%로 늘려, 수주 35조원, 매출 27조원, 영업이익 2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GS건설은 신성장 사업과 해외 사업을 위주로 글로벌 인재 확보와 인력 재배치를 실행할 예정으로 글로벌화를 위해 해외 사업 비중을 대폭 확대하면서 임직원을 외국인을 포함한 글로벌 인재들로 채울 방침이다.
쌍용건설(012650)은 2012년 ‘새롭고 강하게, 미래로 세계로’ 라는 경영 슬로건을 정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자원부국과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사회 인프라 관련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회사의 강점인 해외 고급 건축, 고난도 토목 분야 수주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프리 컨스트럭션 서비스, 제안형 사업 등 기획 수주 능력을 제고하고 기존 시장 확대와 함께 사우디, 카타르, 쿠웨이트, 이라크, 오만 등 신시장 진출을 모색할 예정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융 조달 기법이 다양화되고 있는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 국내외의 다양한 금융기법을 활용한 금융 소싱 능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 김태혁 실장은 “올해 우리건설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는 정보력, 기술력, 인력, 금융 등 네 가지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중동에 편중되지 않고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시장 개척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