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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 서비스 수준’ 서비스 닥터에게 제대로 검진받자

지윤정 대표 기자  2012.01.17 12: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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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 나라의 과거가 궁금하면 박물관에 가보고, 현재가 궁금하면 시장에 가보라는 말이 있다. 또, 미래가 궁금하면 학교를 가보라고 했다. 그렇다면 한 회사의 서비스 수준이 궁금하면 무엇을 보면 좋을까? 간단하지만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전화응대다.

물론 내부직원 만족도, 근무 만족도, 협업 만족도 모두 측정해보아야 하지만, 약식으로 미루어 짐작하기 위해서는 전화모니터링 조사가 간편하고 실질적이다. 특히 거래처나 외부고객에게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전화응대는 오해 받기도 쉽고 불만을 야기하기도 쉬운 예민한 매체다.

현재 우리 회사의 전화응대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서로 담당이 아니라며 타부서로 넘기거나, 무책임한 말만 반복하여 중요한 고객포착기회를 놓치고 있지는 않을까? 건강을 정기적으로 검진하듯, 조직의 서비스 건강을 정기적으로 검진한다는 차원에서 전화 모니터링을 해봐야 한다.

서비스는 재고를 구비해두고 필요할 때 배송하는 일반 제품과 달리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순간 소멸되어버린다. 그것도 다양한 캐릭터를 가진 직원들 각자의 개성과 소신을 담아 제공되기 때문에 표준화하기도 어렵고 항상성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표준을 정하고 점검을 하면서 서로 간의 인식의 갭을 줄여야 한다.

첫째, 무엇을 평가하느냐? 에 대한 문제다.

일반적으로 리서치 회사나 서비스 교육 회사들은 위치문의나 센터안내문의 등의 단순문의로 ‘했는가? 안했는가?’ 위주의 행동 평가를 한다. 그리고 점수가 몇점이라고 성적표 배포하듯 결과를 공지한다. 이는 실제 현장의 서비스 지표를 대표하는 상황도, 점수도 아니다. 사고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게 아니라 돌발에서 터지기 때문이다. 이에 컴플레인 콜, 고객 난이도가 높은 콜에 대해 모니터링 해야 한다. 월요일 오전처럼 콜이 많을 때, 수요일 오후처럼 콜이 적을 때 방심하게 된다. 이에 업무 현장의 난이도와 실제 상황에 맞게 포트폴리오 표본을 추출한다. 무엇을 추출해 평가하느냐는 모니터링 결과가 현실을 반영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둘째, 어떻게 평가하느냐? 의 문제다.

몸무게를 자로 재면 안되고, 키를 저울로 재면 안된다. 어떤 도구로 관찰하고 어떤 잣대로 평가하느냐가 객관성을 결정짓는 바로미터다. 고객접점 역량분석 평가표를 설계해 고객상담에서 필요한 ‘知와 情’(지식과 마음)에 대한 능력을 관찰, 평가해야 한다. 단순 응대 매너를 넘어서서 고객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마케팅적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모니터링 해야 한다.

또한 접점 업무의 특성과 고객 기대치를 반영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횟집 인사와 백화점 인사는 달라야 하고, 통신사 상담과 긴급출동 상담은 응대 속도부터 말투까지 같지 않다. 회사 핵심 업무와 고객기대치에 따라 가중치도 달라지고 체크 항목도 달라진다. 접점 업무 특성을 고려해 AS 센터냐, 판매점이냐, 인바운드 CS센터냐, 아웃바운드 고객유치센터냐에 따라 필요행동을 다르게 설계해 관찰해야 한다.

셋째, 누구에게 활용할 것이냐? 의 문제다.

   
윌토피아 지윤정 대표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모니터링 결과도 활용해 개선해야 의미가 있다. 단순히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콜만 유발시켜 업무방해만 하는 모니터링은 의미가 없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디를 바꾸어야 할지 경영진과 직원의 관심사에 맞게 피드백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한 점수 보고가 아니라 회사 전체의 서비스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고객만족 경영적 측면의 권고사항 제안이 필요하다. 또한 향후 마케팅 방안, 차별화 방안도 권유한다. 직원 개인별 업그레이드 방안도 점수 공개만이 아니라 개인별 강약점 분석을 통한 개별 피드백서를 제공한다. 막연히 ‘잘하라, 열심히 하라’가 아니라 무엇을 언제 어떻게 조심해야 할지를 제시해야 한다.

‘썩은 사과 하나가 전체 상자를 오염시킨다’는 말이 있다. 조직 내 고객응대에 대한 썩은 사과를 가려내지 못하고 방치하면 어느 순간 조직 전체가 썩어버린다.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될 수 없고, 관리되지 않으면 개선할 수 없다. 막연히 살 빼라고 잔소리하는 것보다 체지방이 몇인지 제시하는 게 더 강력하고, 막연히 술 줄이라고 소리 지르는 것보다 간수치가 얼마나 올랐는지 얘기하는 게 더 솔깃하다.

하루 빨리 모니터링을 통해 현 서비스 수준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진단해 해결방안을 실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