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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해' 예상되는 증시변화는?

선거이슈는 증시에 중립적 변수…패턴은 '상고하저' 일반적

정금철 기자 기자  2012.01.12 15: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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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흑룡해'인 2012년 지구촌은 선거 이슈로 어수선하다. 올해 예정된 주요 선거는 G2인 미국 대선과 중국 당대회를 포함, 유로존과 주요20개국(G20) 국가에만 14개에 달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겹쳐 정치 이슈와 관련한 증시 변화에 관심이 더할 수밖에 없다.

결론부터 내리자면 한국 증시는 대통령 집권 1, 2년차에 상승을 거쳐 이후 하락세를 나타냈다. 대선이 실시되는 해엔 정책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며 '상고하저(上高下低)'의 주가패턴을 나타내며 올해 대다수 전문가들이 전망한 주가 추이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집권과 관련한 증시 변화는 임기 시작 이후 경기부양책 추진으로 도출됐던 일정 수준의 경제성과가 임기 막바지에 이를수록 레임덕 현상이 발생해 경기부양책의 후유증이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선거 해의 경우 '상고하저'의 주가흐름은 유동성 및 정책 변수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임기 초반의 경기부양책은 대체로 통화 안정과 부동산 활성화에 맞춰져 대선 직전 유동성 및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극대화하는 반면 대선 해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선 및 총선 해당연도의 M2 변동 추이, 한국은행·신영증권 제공.
실제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선거가 있었던 해에 통화량은 크게 늘며 유동성 확대에 따른 모멘텀이 작용했다. 1960년 이후 대선 및 총선연도에 광의통화(M2·연말잔액)는 전년에 같은 달에 비해 대선은 28.8%, 총선은 24.3%를 기록하며 선거가 없던 해의 광의통화 평균인 26.4%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처럼 대선과 총선이 함께 치러진 해의 광의통화는 31.9%로 선거가 없던 해보다 5.5%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통화지표 중 하나인 광의통화는 민간 보유현금과 예금취급기관의 결제성예금 합계를 산출한 협의통화(M1)에 정기적금 정기예금과 같은 은행 저축성예금과 거주자 외화예금까지를 포함시킨 것으로 시중통화량을 산출하는데 쓰인다.  

이 처럼 통화량이 늘어나는 이유는 대선 때 필요 자금이나 각 해당후보의 공약 및 정책이 원인이 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반적으로 통화량이 늘면 주가는 상승하지만 인위적으로 조성된 유동성이 경기 악화 등으로 모멘텀을 상실할 경우 증시 압력은 물론 시중 물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부동산 위주의 경기부양책은 정부발주 공사와 같은 부분에 한정해 정치적 경기변동이 발생했다.

이날 신영증권에 따르면 국내 건설수주의 경우 대선 직전연도와 대선 실시연도에 상승세가 나타나기 시작, 대선 2~3분기 직전 고점을 형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업 성장률과 건설투자 증가율은 대선 3분기부터 상승 탄력이 강해지면서 대선 당해분기까지 상승곡선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이 증권사 홍정혜 연구원은 "우리 증시는 대선과 총선이 있었던 해에 약세를 보였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선거가 없었던 해와 비교할 경우 대선과 총선 실시연도의 코스피 상승률은 각각 -5.5%, -23.6%를 기록했다는 것.

또 1990년 이후 대선이나 총선이 열렸던 8개년 중 코스피가 상승했던 해는 1992년, 2004년, 2007년 등 3차례에 불과하다는 부연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우리나라 선거이슈가 증시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곽병열 투자전략팀장은 "비인기 정책인 재정 건전화 등은 일정 부분 후퇴하고 경기부양 기조가 강화될만한 정치경제 환경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한국의 대선 당해연도는 제반 경기부양책의 영향으로 상고하저의 주가패턴을 나타내고 있어 올해 증시의 시점별 차별화 전략에 중요한 체크포인트"라고 판단했다. 한국증시를 대표하는 기업들은 글로벌 지향적이고 한국 증시의 주요투자자는 외국인인 만큼 국내 내부요인인 선거는 일단 중립적 상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