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LG스마트폰 ‘전화번호 한순간에 삭제’…황당 사연

옵티머스EX 원인불분명…LG전자 “이런 경우 처음” ‘루팅’ 가능성 언급

유재준 기자 기자  2012.01.12 13:15:50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휴대폰에 저장된 전화번호가 한순간에 삭제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서울에 거주하는 최 모(33·남)씨 사연이다. 가구대리점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 최씨는 두 달 전 LG전자 옵티머스EX를 구입했다. 나름 트렌드세터로 스마트워크 혜택을 누리겠다는 심산이었지만, 스마트폰 이상으로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일을 당했다. 폰에 저장된 천수백개 전화번호가 한순간에 사라진 것이다. 여태껏 LG전자 휴대폰만 사용해온 LG 충성고객 최씨의 ‘뒤통수 맞은’ 사연을 쫓아가봤다.

LG전자의 초콜릿폰을 사용해왔던 최씨가 최근 스마트폰인 옵티머스EX를 구입하게 된 계기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최씨는 초콜릿폰 사용 이전에도 쿠키폰을 이용하는 등 LG전자 스마트폰을 애용해왔다. 그동안 사용했던 익숙함에 또다시 LG전자 제품에 손이 자연스레 간 것이다.

최씨의 옵티머스EX는 거래처를 돌아다니면서 실시간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고, 가구 혹은 거래처 현장사진이나 엑셀을 이용한 견적서 전송 등에 수월하게 이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기기에 문제가 발생했다. 걸려온 전화번호를 수신목록에서 저장하려고 했지만 저장되지 않은 것이다.

◆1200여개 전화번호 감쪽같이 사라져

당시, 스마트폰이 잠시 주춤했던 것을 느낀 최씨는 다시 저장을 시도하려고 최근 통화목록을 확인했지만 목록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당황한 최씨는 ‘혹시 저장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스마트폰의 전화번호부를 확인한 순간 깜짝 놀랐다. 새로 저장하려던 전화번호는 물론, 기존에 저장해뒀던 1200여개 전화번호가 함께 사라진 것이다. 최근 새롭게 거래를 시작한 업체들의 전화번호마저 모두 사라진 통에 최씨는 황당했다. 전화번호부에 남아있었던 것은 기존 거래처의 이메일 하나가 전부였다.

최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사용하던 휴대폰이 전부 LG전자 제품이어서 이번에도 LG전자의 제품을 구매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시간에 쫓겨 아직 A/S센터에 가지 못하고 그대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똑같은 일이 발생할까 불안하다”며 “최근통화목록에는 초기화 버튼이 없기에 휴대폰이 초기화된 것은 아니다. 주고받은 문자는 그대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옵티머스 EX를 사용하던 최 씨는 휴대폰에 저장된 전화번호가 한순간에 삭제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최씨는 두 개의 휴대폰을 지니고 다닌다. 기존 전화번호와 신규 거래처의 전화번호 모두 백업해 둔 상황이 아니었던 최씨는 다행히 이전 사용하던 초콜릿폰에 저장했던 전화번호가 남아있어 2주 동안 두개의 휴대폰을 번갈아 사용했다.

최씨는 “옵티머스EX로 바꾸면서 오래된 전화번호는 지우고 새로운 전화번호로 교체하는 등 여러 차례 수정하며 연락처를 정리했지만 이번에 모두 사라져 업무를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우선, 급한 대로 다시 전화번호를 옵티머스로 옮겨 놨지만 새로 저장하게 되는 연락처는 백업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

최씨 사연을 접한 LG전자도 당혹스러워했다. LG전자는 A/S센터를 비롯한 관련연구소까지 확인했지만 유사한 사례는 찾을 수 없었다. 때문에 원인도 가늠할 수 없어 문제해결 접근 자체가 난감한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A/S센터나 연구소를 통해 비슷한 사례를 모두 찾아봤지만 이러한 현상은 처음이다”며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어 어떤 식으로 문제를 접근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루팅’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최씨 전화번호부가 사라지기 전에 ‘루팅’이나 혹은 다른 작업이 이뤄져 버그가 발생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루팅’이란 스마트폰의 일부 시스템을 임의적으로 수정하는 것을 말한다.

LG전자 관계자는 “혹시 문제발생 전에 ‘루팅’ 등 다른 작업이 이뤄졌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인해 봐야겠지만 우선, 이용자는 A/S센터의 방문해 안내를 받아야 한다”며 “문제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고, 이용자에게도 최대한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는 작업을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씨는 ‘루팅’이라는 것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었다.

최씨는 “루팅은 알지도 못하지만, 스마트폰을 구입해서 지금까지 한번도 PC에 연결한 적이 없다”며 “단지 통신사 앱 마켓을 통해 게임을 내려 받은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