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증시에 투심이 실종됐다. 11일 코스피가 초반 강보합세를 지키지 못하고 반등 하루 만에 하락 반전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7.67포인트(0.41%) 하락한 1845.55로 장을 마쳤다.
지난밤 미국 4분기 어닝시즌 기대감에 뉴욕 증시가 상승 마감했으나 국내 증시에 미친 기대감은 크게 모자랐다. 강보합으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부터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이내 하락 반전했고 개인과 프로그램 물량에 밀려 상승 고삐를 쥐는데 실패했다.
◆실종된 투심, 모멘텀은 어디로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855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14억원, 817억원어치의 ‘사자’ 우위를 보이며 지수하방을 다졌다. 하지만 옵션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수급불안이 커지는 모습이었다.
특히 뚜렷한 매수세가 실종된 상태에서 프로그램매물이 쏟아진 게 지수하락의 원인이었다. 차익거래에서 245억4600만원어치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비차익거래에서도 94억7900만원의 순매도물량이 몰렸다.
지수하락 영향으로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섬유의복 업종이 2.08% 하락해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다. 전기가스업 1.97%, 보험 1.81%, 의료정밀 1.34%, 운수창고, 음식료업 이 각각 1.19%씩 하락했고 통신업과 화학업종도 1% 미만 소폭 하락했다.
반면 은행업종이 1.04% 상승했으며 비금속광물과 철강금속업종이 0.7~0.9% 올랐다. 의약품, 운수장비, 건설업종 등도 소폭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서도 상당수 종목에 파란불이 켜졌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전일대비 0.49% 내린 102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기아차가 0.59% 내린 6만7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신한지주와 한국전력이 2% 가까이 하락했으며 SK이노베이션과 LG전자도 1% 중반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중공업이 수주량 증가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며 4.70% 급등했고 SK는 국제유가 상승과 오너리스크 해소로 주가 터닝 시점이라는 증권가 분석에 따라 3% 이상 올랐다. 현대차도 0.22% 상승한 22만7000원에 장을 마쳤으며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역시 각각 0.65%, 1.41% 올랐다.
전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 소식에 9% 이상 급락했던 한라건설은 재무구조개선과정 부각에 2.04% 오른 1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신증권은 “유상증자에 따른 물량부담보다는 재무구조 개선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번 유상증자는 제3자 배정방식이기 때문에 기존 주주의 현금 투입이 필요하지 않아 증가하는 주식수 만큼 주당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지건설은 회생절차 종결신청 검토 중이란 조회공시 답변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리스의 국채발행 성공과 미국의 어닝시즌 기대감으로 투자심리는 다소 안정을 되찾았지만 프로그램 매물 등으로 인해 수급 상황이 불안정하다는 게 문제다.
하나대투증권 이영곤 차장은 “유럽 국채 발행 이슈와 12일 옵션만기 등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종목별로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는 종목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급등 종목 비중은 줄이고 가격메리트가 있는 종목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15개 종목을 비롯해 357개 종목이 올랐으며 하한가 2개 종목을 비롯해 460개 종목이 내렸다. 82개 종목은 보합으로 마감했다.
◆‘안철수硏’ 2대주주 조사착수 ‘테마주 약발’ 끝?
코스닥 시장의 하락폭은 코스피보다 더 컸다. 11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7.16포인트(1.36%) 내린 518.58로 마감했다. 지난 밤 뉴욕 증시 호조에 힘입어 오름세로 출발한 코스닥은 장초반 순매수에 나섰던 기관이 매도우위로 돌아서며 등락을 오가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하락세가 굳어졌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은 353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93억원, 2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대부분 업종이 내린 가운데 방송서비스 업종과 동신방송서비스 업종이 각각 1.66%, 1.13% 각각 상승했으며 코스닥 신성장기업과 통신서비스가 소폭 오른 것을 제외하고 전업종이 하락했다.
출판/매체복제 업종이 5% 이상 급락했고 소프트웨어업종이 4.87% 하락했다. 종이/목재, 운송, IT S/W&SVC, 디지털컨텐츠, 유통, 의료/정밀기기, 화학 업종 등이 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인터넷 업종과 컴퓨터서비스, 오락/문화업종 등도 1% 후반 하락률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업종 가운데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대장주’ 셀트리온이 1.73% 하락한 3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CJ E&M과 에스에프에이가 각각 3.23%, 2.95% 하락했다. 3S도 3.7%의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당국이 정치 테마주 관련 즉시 거래 중단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뒤 관련주가 일제히 폭락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최근 정치테마주 등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는 등 투자자의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기존 투자경보제도를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 뚜렷한 이유 없이 단기 급등하는 종목에 대해서는 매매거래정지까지 가는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안철수연구소 2대주주의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해 금융당국이 조사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안철수연구소 주가가 10% 이상 빠졌다. 이른바 ‘박근혜 테마주’인 보령메디앙스, 아가방컴퍼니 등도 13% 이상 하락했다.
한편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상한가 15개 종목을 포함해 379개 종목이 올랐으며 하한가 7개 종목을 비롯해 581개 종목이 내렸다. 76개 종목은 보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