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검색엔진에 검색어를 넣었을 때 남달리 앞에 뜨는 ‘스페셜 링크’라는 개념을 아시는지? 검색의 효과상 노출 빈도 등에서 우위에 두는 대신 자리 사용료를 약간 더 받는 개념이다. 금융회사들도 ‘마케팅’의 일반 원칙에 따라, 관련 거래처와 이런 유사한 ‘거래’를 한다.
여신전문업체(카드사)에서는 회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대신, 가맹점에게는 노출이나 홍보를 다른 가맹점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해 주는 경우가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스타샵이냐 디씨샵 등은) 일명 ‘특별가맹점’이라고 모집을 한 경우”라고 설명한다. 이런 경우 고객을 위해서라는 명분 하에 여전업체와 가맹점주가 윈윈을 모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방이 이런 신의관계를 저버린다면 문제는 어떻게 될까? 우선, 다른 카드사보다 유인 효과를 크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객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일방적으로 거래처(가맹점주)를 ‘쥐어짜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공정거래법상 규율 대상이 되기 때문에 그만큼 권리 보호가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특별가맹점으로 받았지만 실상 제대로 된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다.
◆마케팅 효과 위해 다양한 노력
가맹점주로서는 마케팅 효과를 위해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인데, 이 같은 신의 관계가 깨지는 경우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실제로 홈페이지 회원 접속과 업계 관계자, 전화 취재 등을 병행해 조사해 본 결과, 카드사들이 특별히 더 나은 마케팅 효과를 무기로 가맹점주를 유혹하지만 그 효과와 서비스는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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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 메인 홈페이지. 특별가맹점 관련 정보를 탑스타인 자사 모델 김연아 밑에 배치, 노출해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상단 바에도 여러 카테고리를 잘 구분해 정보를 제공, 활용에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
이 회사는 특별가맹점은 일반가맹점에 비해 홈페이지 전면에 광고 효과를 확실히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KB국민카드의 경우 디씨샵, 스타샵 등 특색있는 여러 항목으로 쪼개어 운영을 하고 있어 카드 일반고객이 원하는 업소를 찾기에 용이성이 배가된다.
아울러 KB국민카드는 메인 홈페이지, 그것도 광고 모델인 피겨선수 김연아 밑에 디씨샵, 검색 결과 제공에 있어서는 시도 및 구군 단위는 물론 동까지 세분화 검색을 지원하고 있다.
◆KB·신한·하나SK, 차별화된 전략은?
업계 1위 신한카드(055550)도 기본적으로는 KB국민카드와 유사한 관리틀을 갖고 있다. 이 회사의 특별가맹점 관리망은 ‘신한가맹점타운’이라고 불린다.
신한카드는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KB카드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지하철 검색이라는 비장의 무기를 갖추고 있다.
실제로 신도림역의 경우 역 출구 1,2에 따라 구조차 달라지는(구로구 신도림동과 영등포구 도림동) 경우라 동까지 검색을 해도 실제 원하는 답을 얻어내기에 애로 사항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경우까지 커버할 수 있는 강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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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의 경우, 지하철역 검색 등으로 특별가맹점 정보의 검색 기능을 극대화한 데다, 지도 제공시 인근에 있는 일반가맹점도 덤으로 노출하는 등 일반가맹점주에 대해서도 배려를 해 주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사진은 일반가맹점을 노출해 주고 있는 사례. |
더욱이 신한카드는 가맹점타운을 이용, 세부 검색을 시도하는 일반고객에게 덤으로 일반가맹점 정보를 노출해 주고 있다. 물론 검색시 목록 제공 등에서 특별가맹점에 배려를 더 하기는 하지만, 일반가맹점도 인근에 있는 경우 함께 파란 로고핀 아래 노출을 시켜 준다는 것이다.
하나SK카드(086790)는 가맹점 검색 등에 후발주자 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회사는 원래 통신과 금융간 컨버전스를 추진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고, 원래 카드 사용액에 대해 적금으로 캐시백 기능을 주는 등 하나은행과의 연계 운영도 잘 돼 있어 특별히 이 영역까지 매달릴 필요는 없어 보인다.
◆외환 예스플러스원 존재이유는?
문제는 일명 ‘은행계 카드’인 외환은행(004940)의 경우다. 외환은행은 특별가맹점으로 예스플러스원이라는 제도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검색 기능에 있어 상당히 뒤지는 출발선을 보여주고 있다. 일단 외환은행에 부속된 외환카드 홈페이지를 열어 검색창에 가맹점을 검색하면 예스플러스원에 대해 제공을 하기는 한다.
하지만 예스플러스원 가맹업체들을 위한 홍보관 역시 개점휴업 상태나 마찬가지이고, 무엇보다 이 홍보관 기능은 개인/법인/가맹점으로 갈라지는 카테고리에서 이미 가맹점쪽으로 테크트리(홈페이지나 기계설비 등을 짤 때 논리구조를 말함)를 타게 돼 있어 고객은 보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또 지역의 검색을 할 때, 무엇보다 검색을 해 주는 기능이 구군 단위 이하로는 제공이 안 된다.
예를 들어,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A기자가 여의도동에서 포인트를 더 많이 주는 예스포인트 업체를 찾고 싶어도, 서울시-영등포구까지만 갖고 필요한 곳을 찾아야 하는 셈이다(업소명 기능에서 여의도를 넣어 그나마 검색의 막막함을 일부 보충하는 방법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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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줌 서비스 가맹점이라길래 열어 봤더니…서울 내 대부분 더 줌 가맹점은 다양하고 특화된 이벤트들을 제공한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정관장이나 탐앤탐스 등 극히 일부 업체들만 가입한 상황이며, 그나마도 극히 짧은 이벤트를 유치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 머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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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줌 서비스는 노출 마케팅에 있어서도 가맹점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레일 관련 점포에 화장품 관계 업체 로고를 노출시켜 보여주거나, 여러 점포가 동시 가입해 있는 경우에도 썸네일을 보여 주지 않는 등 최소한의 확인 절차나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 경우도 왕왕 목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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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에서 더 줌 서비스를 신청해 놓은 외환카드 가맹점을 구별 현황(업종 불문). 숫자는 많은 것 같지만 11일 오전 막상 서울지역 더 줌 서비스 가맹점의 특화 서비스 제공 내역을 열어보면, 내실이 없다고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계산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일반 가맹점 정도로 머물러 있어 서비스에 대한 실망감만 높일 수 있다는 우려다. |
문제는 또 있다. 외환은행에서는 같은 예스플러스원에 해당하는 무이자 할부 서비스, 세이브 서비스나 포인트 상향 적립 등보다도 더 줌이라는 카테고리를 야심차게 돌출시키고 있는 바, 더 줌은 단순히 지도를 보여준다는 데 있지 않고 서비스를 더 준다는 뜻으로 지은 중첩적 의미의 이름이라고 한다.
즉, 더 줌은 특화되고 맞춤형의 서비스를 지향하는데 각 가맹점이 나름의 서비스를 각각 설계하고 십인십색의 다양한 혜택을 찾아가는 재미를 외환은행은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특별히 홍보한다는 것이 존재 의의다.
그런데, 더 줌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서울 지역에 가맹점들을 모두 정렬, 조사해 보니, 구별로 적어도 5개에서 많게는 64개까지 있는데, 그 내막을 보면 막상 그 실익은 정관장이나 탐앤탐스 등에 한정돼 있다. 여기에 화장품 판매업인 토니모리가 첨부돼 있는 정도다. 일반 가맹점(개인 사업자)으로서는 더 줌 이용 가맹점은 강남에 미오(옷가게)가 유일한 지경이다.
즉, 다양성에서 더 줌은 일단 영입 실패를 보여주고 있다. 정관장 같은 경우 금년 들어 6일부터 이달 22일까지 포인트 관련 제공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간단히 말하면, 보름짜리 이벤트를 한 건 유치한 데 지나지 않는다. 탐앤탐스 등은 포인트 사용을 허락한다는 정도여서, 다양성을 지향하는 더 줌 취지가 무색하다.
신용카드 업계는 이미 레드오션에 진입한 업계 사정을 돌파하기 위해 금융 당국의 여러 압박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카드사 간에 가맹점 관리에 차이가 심한 경우라면, 시장 점유를 앞둔 결전을 치르는 것이 고객이나 가맹점주들을 도외시한, 여신업계만의 리그가 될 가능성이 있어 향후 개선 과정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