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거주 외국인 120만 명, 다문화가정 부부 25만 쌍, 다문화가정 취학 자녀 15만 명.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그만큼 우리사회에서 다문화가정은 더 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이러한 시대 흐름을 타고 국내 금융권에서도 앞 다퉈 다문화가정 지원 열풍이 불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053000)은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을 공식 출범한다. 은행권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를 돕는 장학재단이 설립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금융은 초기 출연금을 200억 원 수준으로 잡았지만 지원 규모를 점차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재단의 사회공헌 행보에 대해 “재단을 통해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장학금이나 공부방 등을 지원하고 이들이 한국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이팔성 회장은 출범식에서 “국민과 고객으로부터 받은 사랑과 성원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함께하는 우리,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그룹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다. 우리금융지주는 청소년기 경제적 지원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그들이 지원했던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을 자사에 특별 채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사회 저변에 자리 잡고 있는 그들에 대한 편견을 깨며 그들의 평생 서포터가 되어주겠다는 계획이다.
일찍부터 다문화가정 지원 사업에 공을 들여온 하나금융지주(086790)도 새로운 공익재단 설립을 검토 중이다.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은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에서 “다문화 가정이 매년 2만 명 씩 증가하면서 이들에 대한 교육지원 사업이 너무 미흡하다. 국내 대학 진학률이 80%정도인데 다문화 가정의 고등학교 진학률은 60% 수준에 그친다”라며 “국내 대학생들을 활용해 추가적으로 1000억 원 이상의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다문화 가정 지원사업에 대해 밝힌 바 있다.
하나금융 측은 대학생들이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멘토가 돼 공부를 도와주면 학업을 도와준 대학생에게 학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이는 단순히 다문화 자녀 교육을 지원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대학등록금까지 지원하면서 벌써부터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문화가정 지원은 KB금융지주(105560)와 신한금융지주(055550)의 사회공헌 활동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KB금융 계열인 국민은행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나 언어 및 사회성 발달 부족으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해 학습 멘토 지원에 나섰다. 또한 예술의전당과 함께 다문화 가정 어린이를 대상으로 미술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다문화 가정이라는 장점을 살려 아이들이 세계 각국의 문화를 접하고 이를 다양한 조형방식으로 표현해보며 재능을 발견하고 창의력이 강한 어린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신한지주는 대학생 봉사단과 함께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대상으로 경제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국제결혼 비율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들은 더 이상 비주류 고객이 아니다”라며 “다문화가정 지원은 자사 이미지 재고와 함께 고객 확보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