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 노동조합이 차기 협회장 하마평에 오른 특정인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후보 반대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노조가 반대 의사를 밝힌 인사는 현대증권 최경수 사장과 우리투자증권 박종수 전(前) 사장. 두 사람 모두 사내 노조와 껄끄러운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후보 지원서류 접수 마감일까지 유력 후보군으로 지목된 인사들 가운데서도 업계와 노조 측은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대한민국 금융투자 산업을 대표하고 한해 600억원의 예산을 주무르는 금투협 수장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넘어야할 산은 ‘노조’가 될 전망이다.
◆노조, 지지후보 안 세운다
금투협 노조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노조 성향 후보를 천거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부적격 후보가 나설 경우 적극적으로 선출을 저지하겠고 밝혔다.
금투협 이연임 노조위원장은 10일 프라임경제와의 통화에서 “수일에 걸쳐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를 거친 끝에 노조가 지지후보를 내지는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며 “다만 부적격 후보에 대해서는 총력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부적격 후보’로 현대증권 최경수 사장과 전 우리투자증권 박종수 사장의 실명을 거론했다.
그는 “최경수 사장은 ELW 불공정거래 소송에 묶여 있는 상태로 협회장으로 선출될 경우 임기 내내 재판 준비에 시달리느라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관료 출신으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금융투자협회 수장의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관련 업무 경력이 너무 짧다”고 주장했다.
최 사장은 오는 31일 ELW 불공정거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대신증권 노정남 사장을 비롯해 업계 사장단의 무죄 판결이 잇따르고 있지만 검찰의 항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안심하기는 이르다.
박종수 전 사장에 대해서는 ‘내부 조직 관리에 실패한 인물’로 평가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투자증권 노조 측과도 의견 조율을 마쳤지만 조직 내부의 신임도 얻지 못한 인물을 업계의 수장으로 세우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같은 의미에서 최 사장 역시 차기 협회장으로 부적합하다는 게 금투협 노조 측 입장”이라고 전했다.
◆‘밀실선출’ 논란 이번에도?
금투협 노조는 후보 접수 마감일인 10일 이후, 늦어도 12일 오전까지 ‘부적격 후보’를 가려내 이른바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각오다.
노조 관계자는 “후보명단이 파악 되는대로 늦어도 목요일(12일) 오전까지는 공식 회견 등을 통해 행동에 나서겠다”며 “이미 한 달 동안 집회신고도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10일 후보 접수를 마감한 금투협 후보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거쳐 최종 추천후보를 결정한다. 차기 협회장은 오는 26일 금투협 총회에서 회원사 투표를 통해 추천후보 가운데 선출된다.
원칙적으로 26일 총회 전까지 후보추천위원회와 협회장 후보 명단은 비밀에 부쳐진다. 부정선거와 로비를 막기 위함이지만 일각에서는 ‘밀실 선출’이라는 비난이 불거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차기 금투협회장 선거는 6파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가나다 순으로 대우증권 김성태 전 사장과 우리투자증권 박종수 전 사장, LIG투자증권 유흥수 사장, 동양증권 전상일 부회장,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정의동 전 회장, 현대증권 최경수 사장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