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설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 설은 지난해보다 10일 정도 이른 1월이다. 때문에 연말연시와 겹치며 아직까지 소비자들의 설 연휴에 대한 체감은 크지 않다. 그럼에도 식품업계는 설이 다가올수록 설 선물세트 물량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설과 추석은 식품업계에 있어 대목이다. 식품업계는 설 이후에는 추석선물세트 준비를, 추석이 지나면 설 선물세트를 마련하는 등 1년 내내 명절 선물세트 기획∙구성을 진행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는 식품업계가 설 대목을 누리기 위해 어떤 선물세트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을까.
◆가격등락 심한 신선식품보다는 가공식품
지난해 많은 비와 이상 고온 등으로 과일 등 신선식품 가격이 설을 앞두고 크게 올랐다. 이에 올해도 과일보다 가공식품 위주의 선물세트 인기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와 비슷한 중저가 가공식품 선물세트 판매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097950) 통합브랜드 사이트 CJ온마트가 지난 4~5일 소비자 1만2223명을 대상으로 올해 설 선물 준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2~5만원대 중저가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응답이 절반(49.8%)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할 설 선물로는 ‘식품’을 답한 소비자가 69.8%로 ‘비식품’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다. 식품을 구매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에서는 ‘식품 선물세트’를 구매하겠다는 소비자가 41.8%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과일, 한우 등 농축수산물 선물세트’와 ‘홍삼, 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 선물세트’를 구매하겠다는 응답자가 각각 29.8%, 24.3%로 2, 3위를 차지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과일 등 신선식품 가격이 많이 올랐고 물량도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때문에 신선식품 수요 소비자들이 가공식품 선물세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 설보다 선물세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단연 중저가 실속세트…물량 ‘늘리고’ 매출목표도 ‘높이고’
이에 식품업계는 지난해 설보다 선물세트 물량을 늘이고 매출 예상치도 높게 잡고 있다.
식품업계 설 선물세트 시장 1위 동원F&B(049770)는 올해 지난해 설과 동일하게 200여종의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품목수는 같지만 물량은 지난해 400만세트에서 올해 600만세트로 50% 늘렸다.
동원F&B는 인기제품인 참치 선물세트를 전면에 내세우는 동시에 홍삼(천지인), 비타민(GNC) 등 건강식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도 마련했다. 아울러 참치회, 와인, 과일, 음료세트와 명품김치상품권, 찰진약밥세트 등 특색 있는 선물세트도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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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앞두고 과일 신선식품 가격이 많이 올랐다. 올해 설에도 가격 등락이 심한 신선식품보다는 가공식품 선물세트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식품업계는 지난해 설에 비해 선물세트 물량을 늘리는 동시에 매출 목표치도 높게 잡고 있다. |
CJ제일제당은 올해 117종 550만여세트를 준비했다. 지난해 106종, 510만세트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다. 설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770억원보다 16.8% 신장한 9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인기제품인 스팸 선물세트를 주축으로 복합 선물세트 구성 비중을 늘렸다. 더불어 다양한 식용유 제품으로 구성된 백설 브랜드 세트와 건강식품 선물세트도 함께 마련했다.
대상(001680)도 지난해(70여종, 230만세트)보다 소폭 늘어난 76종, 250만세트를 내놨다. 대상은 동원F&B의 참치, CJ제일제당의 스팸처럼 선물세트 주력제품은 없지만 식용유, 홍초 등 중심의 3~5만원대 종합선물세트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이로써 대상은 지난해 350억원을 올린데 이어 올해는 4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사조해표(079660)와 오뚜기(007310)도 지난해 설 대비 품목수와 물량을 늘렸다. 사조해표는 지난해 75여종, 320만세트에서 84여종, 400만세트를, 오뚜기는 90여종, 150만세트에서 100여종 200만세트를 선보였다.
사조해표는 참치와 고급유, 캔햄 등 실속형 선물세트를 강화하고 1~4만원대 중저가 선물세트를 다양하게 구성했다. 동시에 명란젓, 해삼창자젓 등 젓갈 선물세트로 고급 선물세트를 찾는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오뚜기 역시 참기름, 참치, 현미유 등 주력 제품 중심의 선물세트를 구성했다. 또한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되는 카레, 수연소면, 차, 벌꿀, 커피 등 특선 선물세트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사조해표와 오뚜기는 각각 320억원, 250억원을 예상 매출로 잡고 있다.
한편, 올해 설이 지난해보다 10여일 빨라 연말연시 분위기와 맞물려 선물세트 소비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 관계자는 “설 선물세트 등 명절 선물세트 판매의 경우 시기보다는 경기의 영향을 많이 탄다”면서 “설이 지난해보다 빠르지만 매출에 지장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오히려 과일 등 신선식품 가격이 많이 올라 가공식품 선물세트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여러 식품업체들이 이를 대비해 실속가 위주의 선물세트 물량을 늘린 것으로 알고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