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오피스텔 늘어도 전·월세시장 안정화엔 ‘세발의 피’

전세 수요 3~4인가구 아파트 쏠려…오피스텔 수요는 한정적

김관식 기자 기자  2012.01.10 14:52:3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정부가 줄기차게 내놓은 전·월세 시장 안정화 대책의 성과와 시장에 나타나는 효과가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대책 총 6번 중 전·월세 안정화 방안은 4번. 이 가운데 최근 눈에 띄는 현상은 지난 8·18대책 효과다. 늘어나는 1~2인 가구와 턱 없이 부족한 소형 주택의 대안으로 주거용 오피스텔의 세제지원을 골자로 한 종합처방전이다. 그러나 급속도로 공급량이 증가한 오피스텔과는 달리 전·월세 수요가 갈 곳은 마땅치 않다. 넘쳐나는 전세수요 만큼 오피스텔은 널렸다. 하지만 선호층이 달랐다. 원인을 살펴봤다.

   
오피스텔 공급량이 지속 늘고 있지만 정작 오피스텔 수요는 한정적으로 움직임에 따라 전·월세 시장 안정화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에만 1·13전·월세시장 안정화 방안을 시작으로 2·11대책, 6·30대책, 8·18대책 등 총 4번의 전월세 안정화 방안을 잇달아 발표했다. 그러나 시장에 나타난 실효성은 미미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부동산정보업체들이 2011년 한해 전셋값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2010년 대비 평균 두 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수요, 오피스텔 선호대상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수급불균형 현상을 꼽는다. 전세난을 유발시키는 가구는 3~4인가구인데 정작 시장에 공급하려는 물량은 1~2인가구를 위한 소형 오피스텔 등의 주택이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집값이 오르지 않는 상황에선 집주인도 전세보다 매달 수익실현이 가능한 월세를 선호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실제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오피스텔 건축허가, 착공, 준공 실적이 전년(2010년)대비 두 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8·18 전월세 대책 이후 주거용 오피스텔 관심 증가 등에 따른 소형주택 수요와 맞물린 것으로 올해도 오피스텔 공급 증가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 등 소형 주택이 늘어나게 되면 한꺼번에 몰리는 전세수요 분산 등 전월세 시장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오피스텔 선호하는 직장인 등의 수요를 제외하고 3~4인으로 구성된 가구가 들어갈 아파트 전세물량은 턱 없이 부족한 상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오는 2월 입주 예정 아파트(주상복합, 임대, 시프트, 분양 복합단지 포함·오피스텔 및 도시형생활주택 제외)는 전국적으로 16개 단지, 8924가구로 집계됐다. 1월(1만2413가구)보다 3489가구 줄어든 수치다. 특히 서울은 2000년 이후 같은 기간 대비 입주물량 가장 적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분의 1 수준이다.

부동산1번지 나기숙 연구원은 “전세난을 일으키는 것은 가족으로 구성된 가구라서 오피스텔과 수요자체가 다르다”며 “특히 오피스텔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입주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전월세 시장의 안정화 효과를 바로 보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오피스텔’과 전·월세시장 함수관계는?

최근 늘고 있는 오피스텔 등 소형주택도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정부의 논리대로 라면 소형주택 공급량을 늘려 부족한 전월세 주택을 대신한 다는 것이지만, 최근 집값 하향 전망 등으로 인해 매달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익형부동산에만 모두 관심이 쏠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입자는 크게 오른 전셋값으로 인해 전셋집이 아닌 월세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가 주거용 오피스텔도 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면서 임대주택 수준의 세제혜택까지 부여하고 있다. 전월세 수요가 선호하는 주택과 상관없이 오피스텔이 증가하는 이유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 정부 들어 4대강 사업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부채 문제 등으로 공공임대주택 감소 등 어느새 서민주거안정은 뒷전이 됐다”며 “이 때문에 정부는 우회적으로라도 민간시장에 임대주택을 늘리려고 한 것인데 이마저도 서민이 주가 되지 않아 수요와 공급이 맞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써브 박정욱 연구원은 “4인가구로 구성된 집을 살 수 있는 수요와 실 전세수요 등이 전세시장에 혼재돼 있는데 출퇴근을 목적으로 하는 직장인에게 맞춘 오피스텔은 전세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입주물량도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 설 이후 전세시장은 더 불안정한 분위기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