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은행권에 인력 구조조정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최근 은행권의 인사적체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며 명예퇴직 바람이 더욱 거세게 불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대규모 명예퇴직을 해결의 실마리로 삼겠다는 방침이지만 은행노조 측은 대규모 인사 승진을 요구하고 있어 노사간 마찰이 예상된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055550)은 2년 만에 명퇴를 실시한다. 은행 측은 “명퇴 대상과 조건 등을 놓고 9일부터 노조와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계획대로 협상이 마무리되면 16일부터 명퇴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 |
||
은행권은 경기침체로 IMF관리체제 이후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사실상 매년 구조조정이 이슈로 부각돼 왔는데, 은행별로 노조가 구조조정 반대 줄다리기를 계속해 오고 있다. 사진은 인력감축 반대 시위 중인 은행원들의 집회 자료사진. |
국민은행(105560)도 지난 5일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인 50대 이상 직원 중 25년 이상, 30년 미만 근속직원을 대상으로 ‘한시특별정년퇴직’ 신청을 받았다. 은행 측은 이번 퇴직 신청이 감원을 목적으로 하는 희망퇴직과는 성격이 다른 것으로 노사 간 합의를 거쳐 퇴직을 원하는 직원에게 앞으로의 길을 열어주는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퇴직 신청을 할 수 있는 대상자는 100여명 정도다.
이에 앞서 농협중앙회가 명예퇴직을 시행해 총 52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392명에 비해 약 130여명이 더 늘어난 규모다. 하나은행(086790) 역시 지난해 9월 30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지난해 말 SC제일은행은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마감결과 전체 직원 6699명 중 12%가 넘은 813명이 신청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인사적체 해결방안으로 대규모 승진인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산업은행 노조는 최근 사측에 대규모 인사승진을 요구했다. 노조 측은 상당한 성과급을 받는 시중은행과 달리 성과급 지급이 힘든 만큼 보상차원에서라도 대폭의 승진 인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최근 임단협에서 장기 승진누락자 100명을 승진시켜달라고 사측에 요구해 동의를 얻어냈다. 이달 중순에 예정된 인사에서 장기 승진 누락자 가운데 심사를 통과한 이들을 포함해 약 800명이 승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장기 승진누락자들을 별도 심사해 100명을 승진시키기로 사측과 합의했다”라며 “심사 대상이나 방법은 사측에서 인사 기준에 따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