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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열전] “운전기사 아웃소싱으로 1등 브랜드 될 터”

면접부터 사후 직원관리까지 솔선수범, 비전제시 ‘핵심’

이지숙 기자 기자  2012.01.10 08: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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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기업 회장님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건 누구일까? 보통 수행 비서를 떠올리기 쉽지만 그보다도 더 이른 시간부터 회장님 곁을 지키는 이들이 있다. 바로 회장님의 ‘운전기사’이다. 회장님보다 일찍 출근해 늦게 퇴근하는 이들은 회장님의 곁에서 운전기사이자 비서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운전기사’들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파견기업이 있다. ‘휴스존’이 바로 그곳. 지난 5일 ‘휴스존’ 김재숙 사장을 만나 그들의 경쟁력에 대해 들어보았다.

“우리는 운전만이 아니라 그 조직의 핵심업무를 서포트 하는 것입니다”

휴스존은 인재파견, 아웃소싱, 헤드헌팅, 채용대행 등 다양한 파견업무를 진행하며 2007년 30명으로 창업한 뒤 매년 20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중 가장 돋보이는 건 바로 ‘운전기사’ 파견업무이다. 휴스존의 시작부터 함께 한 이 업무는 현재 회사내 업무비율 중 50% 이상을 차지하며 회사매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1년간 무보수 사장님, 200% 성장 이뤄

지금은 ‘품질 좋은 서비스’로 정평이 나있지만 ‘휴스존’의 시작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한 대기업에서 계약직 사원 지원업무를 맡고 있던 김재숙 대표는 회사에서 계약직 사원을 파견으로 전환한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이 관리하던 직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회사를 창업할 결심을 하게 된다.

   
휴스존 김재숙 대표는 “파견근로자들을 단순한 이익창출의 도구가 아닌 파트너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리하고 있던 직원들이 파견사로 흩어지면 2년 이상 근무할 수 없다는 사실이 마음 아팠다”며 “회사에 2년 후에도 재취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제안했고 직원들 또한 파견회사를 설립하면 함께 하겠다고 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파견법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전문가도 없었다. 작은 사무실을 얻고 법인을 설립한 뒤 3개월을 사무실에서 생활하며 회사 운영에 대해 고민했다. 직원들이 걱정할까봐 이른 시간 근처 사우나에서 샤워를 하고 와이프가 배달해주는 옷으로 매일 갈아입었다.

김 대표는 “1년간은 직원 월급 주는 것도 빠듯해 집에 급여를 가져다주지 못했다”며 “처음엔 사막에 홀로 버려진 느낌이었지만 다행히 주위에서 많이 도와줬고 사업 첫해 34억원을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면접부터 교육까지 직접 꼼꼼히 체크

매년 200%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 만큼 김 대표가 회사에 쏟는 열정 또한 엄청나기 때문이다. 2차 면접 경우에는 직접 참여해 면접자를 테스트 하며 인성검사도 진행한다.

김 대표는 “사람의 장ㆍ단점을 파악하고 인성검사까지 진행해 합격한 사람을 사내 인프라로 등록한다”며 “운전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조직의 핵심역할을 하는 분의 업무를 우리가 서포트 하는 것 인만큼 인력관리에 소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1대1 맞춤서비스로 사용자가 요구하는 수준과 구직자가 원하는 환경이 가장 잘 매치될 수 있도록 한다.

그는 “보통 파견회사는 이력서를 사용기업에 전달하는 데에서 그치지만 우리는 직원들 사전 인터뷰를 100% 진행한다”며 “사용기업의 원하는 인재상에 가장 맞는 사람을 뽑아주면 정착률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 대표는 직원 교육에도 직접 참여한다. 그는 “가끔 인성은 100점인데 운전기사 경험이 없는 분들이 찾아올 때가 있다”며 “이런 경우 1주일 정도 직접 데리고 다니며 트레이닝 시킨다”고 설명했다.

◆회장님 사생활은 대표에게도 ‘비밀’

김 대표는 ‘운전기사’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휴일도 없는 경우가 빈번하고 기상시간, 귀가시간도 고객보다 늦은 만큼 남들보다 ‘적게 자고 일찍 일어나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건 ‘보안’이다. 그는 “최고 경영자, 혹은 유명인사의 가족들을 가까이에서 보살펴야 하는 직업인만큼 보안은 필수”라며 “가끔 나에게 이러한 상황을 보고하는 직원들이 있는데 이도 규정을 어긴 것으로 그때마다 크게 혼내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안전은 물론이고 그분들의 일분일초가 수억, 수십억으로 연결되는 만큼 시간약속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휴스존은 공식교육과 분기마다 한 번씩 집합교육을 통해 CS마인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김 대표는 일대일로 현장직원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그는 “업무가 없을 때는 소주한잔을 같이 하기도 하고 대기시간에 찾아가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며 “단둘이 만나면 좀 더 현장을 파악하기도 쉽고 직원의 근무에 대해 자세한 조언도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졸릴 때 5분만 쉬었다 가자고 상관에게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신뢰를 쌓으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고 밝힌 김 대표는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 정도의 교감이 있어야 서로 믿음이 생겼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한 만큼의 보상, 비전제시 가장 중요

휴스존의 로고는 손을 형상화한 것으로 붉은색은 근로자의 정열, 주황색은 사용자의 따뜻한 사랑, 가운데 희색은 휴스존의 투명한 경영을 뜻하고 있다. 전체적인 삼위일체가 돼 서로 손잡고 우주처럼 역동적이고 유기적으로 조직을 경영하자는 김 대표의 뜻이 담겼다.

이러한 김 대표의 소신이 가장 잘 들어난 것은 근로자들의 월급을 통해서이다. 그는 “일을 하다보면 아직도 형편없는 금액의 제안이 오는 경우가 많다”며 “최소한 근로자가 4인 가족이 생활할 수 있는 비용을 벌어야 안정된 생각을 갖고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기에 휴스존은 낮은 단가의 파견계약을 피하고 직원들에게 충분한 보상과 비전을 제시해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는 “사용기업에게 급여를 높이고 비전을 제시해 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라며 “향후 사용기업에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데려가는 것도 찬성할 정도로 우리 근로자가 ‘좋은 대우’를 받고 발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파견기업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잘 할 순 없는 분야”라며 “사용기업 또한 파견근로자들을 단순한 이익창출을 위한 도구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하나의 파트너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휴스존은 운전기사들의 서비스를 더욱 특화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운전기사 아웃소싱’하면 ‘휴스존’이 떠오를 정도로 1등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더불어 고객사에게 정열적인 직원을 배출하는 회사로, 직원들에겐 공정한 파견업체가 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