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경 기자 기자 2012.01.10 08:11:43
[프라임경제] 농심이 ‘후루룩 칼국수’를 출시했다. 이는 최근 라면시장의 대세로 통하는 하얀 국물 라면의 대항마로 풀이된다. 앞선 하얀 국물 라면들과 유사한 ‘담백 칼칼한’ 맛으로 전면전을 선포한 것. 그러나 ‘후루룩 칼국수’가 ‘꼬꼬면’ 등 하얀 국물 라면 경쟁제품이라기보다 ‘신라면블랙’ 아류작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왜일까.
농심은 ‘후루룩 칼국수’를 선보이며 돈골과 닭을 고온쿠커에서 장시간 고아내 깊은 육수맛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또 볶음양파, 애호박, 닭고기 조미육 등 칼국수 고명을 재현한 건더기스프와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으로 건강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농심이 ‘후루룩 칼국수’를 홍보하는 포인트 즉, 고온쿠커 공법을 사용한 점과 영양과 건강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선보인 ‘신라면블랙’과 오버랩 되고 있다.
◆이건 칼국수고, 저건 라면인데…
우선 ‘후루룩 칼국수’와 ‘신라면블랙’의 육수는 모두 고온쿠커 공법을 사용하고 있다.
‘후루룩 칼국수’는 돈골과 닭, 양파를 가마솥 원리를 이용한 고온쿠커에서 센 불로 고아 깊은 육수맛이 특징이다. 또 육수에 들어가는 양파와 마늘도 저온 농축해 그 풍미를 그대로 유지했으며 청양고추는 칼칼한 뒷맛을 내준다.
‘신라면블랙’의 우골스프도 우골을 고온쿠커에서 고아내 진액을 추출하고 잡냄새를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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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신제품 ‘후루룩 칼국수’(좌)가 유사한 공법과 마케팅 전략으로 ‘신라면블랙’과 오버랩되고 있다. |
‘후루룩 칼국수’의 건더기스프는 볶음양파와 닭고기 조미육 등을 사용해 칼국수 고명을 재현했다. 또 애호박, 홍고추는 동결건조방식으로 만들어 영양 손실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고유의 색과 맛을 유지했다.
‘신라면블랙’ 건더기스프도 우골스프와 어울리는 마늘과 우거지, 배추, 표고버섯 등을 넣어 비타민 등 영양을 더했다. 이 외에도 ‘후루룩 칼국수’는 튀기지 않은 건면으로 칼로리를 낮춰 건강을 생각했으며 ‘신라면블랙’은 우골스프로 영양식을 표방했다.
농심 관계자는 “‘후루룩 칼국수’와 ‘신라면블랙’은 동일한 공법을 사용해 유사해보일 수 있다”면서 “건강에 좋은 제품, 우리 전통음식을 구현해내는 것이 농심의 제품철학인 만큼 그 연장선상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라면블랙 전철? 하얀 국물 라면시장 재편?
한편, 신제품 ‘후루룩 칼국수’와 ‘신라면 블랙’이 오버랩 되는 가운데 ‘후루룩 칼국수’가 ‘신라면블랙’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
농심의 야심작인 ‘신라면블랙’은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비싼 가격과 과장광고로 공정위 철퇴를 맞았다. 결국 농심은 국내 생산 철수를 결정했고 현재 ‘신라면블랙’은 해외시장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후루룩 칼국수’가 ‘신라면블랙’처럼 시장에서 퇴출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신라면블랙’의 경우 신라면 브랜드로 출시됐으나 기존 신라면보다 2배가량 높은 가격 책정으로 가격인상을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그러나 ‘후루룩 칼국수’의 경우 기존 프리미엄 제품인 ‘후루룩 쌀국수’ 제품이 시장에 안착한데다 웰빙 트렌드에 잘 부합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만큼 ‘후루룩 칼국수’ 역시 큰 무리 없이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농심 신제품 ‘후루룩 칼국수’가 ‘신라면블랙’과 동일한 공법을 보이는 것처럼 라면업체가 자체개발 공법을 여러 제품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보다 ‘후루룩 칼국수’는 농심이 ‘꼬꼬면’, ‘나가사끼짬뽕’ 등 하얀 국물 라면을 의식해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농심이 기술력과 제품력을 앞세워 기존 하얀 국물 라면 시장을 재편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