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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에 발목잡힌 코스피 16.65p↓ "1800 근접하면 사라"

유로존 위기 재점화, 이란 핵개발 압박에 박스권 갇혀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1.09 16: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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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유로존 국채만기 도래 부담과 우리 당국의 테마주 긴급조치권 발효 소식 등에 국내증시가 불안감에 갇혔다. 9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6.65포인트(0.90%) 내린 1826.49로 마감했다.

하나대투증권 투자분석부 이영곤 차장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양호함에도 이탈리아의 국채만기 도래 등 유로존 재정위기가 재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최근 이란 핵개발을 둘러싸고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도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피 1800근접하면 주식비중 확대”

개장 초 외국인과 국가기관의 동반매도와 거액의 프로그램 물량이 쏟아지며 2% 가까이 하락하던 코스피 지수는 기관의 ‘사자’ 전환과 개인의 저가매수세가 몰렸지만 상승 전환에는 실패, 1% 미만으로 낙폭을 줄이는데 만족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3706억원, 62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은 889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상승을 가로막았다. 프로그램거래에서는 3167억원의 차익순매도물량이 쏟아지며 지수를 압박했다. 비차익거래에서는 565억7900만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수하락 영향으로 상당수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의약품 업종이 줄기세포 관련주 강세에 힘입어 2.24% 상승했다. 전기가스업종도 1.22%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하락업종 중에서는 의료정밀이 2.40% 비교적 큰 하락률을 기록했으며 전기전자, 종이목재, 음식료업, 철강금속, 통신업종 등이 1.41~1.75%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건설업과 보험, 기계, 금융업, 제조업도 1%대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업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밀려 2.31% 내린 101만6000원대로 물러났고 하이닉스도 2%이상 내렸다. 포스코와 LG화학, 현대중공업도 1%대 하락률을 기록했으며 보험, 은행업종의 약세로 신한지주, KB금융 등도 각각 1.64%, 1.24% 내림세로 장을 마쳤다.

반면 시가총액 2위 종목인 현대차가 0.91% 올랐고 관련주인 현대모비스도 0.48%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현대차 주가에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고태봉 연구원은 “연초 도요타, 혼다,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며 “지난 몇 년 간 역성장 혹은 저성장으로 시장대비 크게 언더퍼폼했던 자동차에 대한 재편입 여부를 다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주요종목 가운데서는 쌍용차가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지원 소식과 인도시장 진출 호재에 힘입어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쌍용차는 전일대비 14.89% 오른 6790원으로 장을 마쳤다.

약값인하 악재에 시달리던 동아제약은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의 터키진출 소식으로 4% 이상 급등했다. 대신증권은 9일 “자회사 동아팜텍의 IPO를 통해 자이데나의 가치가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설명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동아제약을 신규 추천종목으로 선정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1800선에 근접할 때 주식비중을 확대하고 IT, 자동차 등 경기민감주에 관심을 기울일 만 하다고 조언했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유로존 위기로 증시가 압박을 받고 있지만 이미 예고된 것”이라며 “오는 10일 열리는 2012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와 관련된 중소형주 중심으로 관심을 기울여볼만 하다”고 말했다.

한양증권 임동락 연구원은 “기관이 선호하고 코스닥 모멘텀을 가진 종목에 대한 트레이딩 대응이 유리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나대투증권 투자분석부 이영곤 차장은 “금주 금통위의 기준금리 발표와 옵션만기가 예정된 가운데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대외 변수의 안정이 확인되는 시점까지는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방어주 중심으로 트레이딩 대응하는 것이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9일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10개 종목을 비롯해 317개 종목이 올랐으며 518개 종목이 하락했다. 65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맥 빠진 정치테마株vs미친 상승세 줄기세포株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지수는 하루 만에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9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1.34포인트(0.26%)오른 520.28을 기록, 강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17억원, 21억원의 동반매도세를 보인 반면 기관이 161억원어치를 쓸어 담으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제약과 인터넷, 방송서비스 업종이 2% 넘게 상승한 반면 운송업종은 3.27% 급락했고 비금속, 종이목재, 음식료/담배, 의료/정밀기기 업종은 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등락이 엇갈렸다. 대장주 셀트리온이 0.43% 오른 3만4650원에 마감한 것을 비롯해 CJ오쇼핑이 3.46%, 다음이 2.62% 상승했다. 줄기세포 관련주의 급등으로 메디포스트가 전일대비 14.96% 치솟은 19만9800원을 기록해 시총순위 5위로 뛰어올랐으며 포스코ICT도 6.22% 크게 오른 9730원으로 시총순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전일 식약청이 메디포스트가 생산하는 줄기세포 치료제인 ‘카티스팀’과 ‘큐피스템’ 등에 대해 이달 중순께 공식 허가를 낼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뒤 줄기세포 관련주의 동반강세가 두드러졌다. 

메디포스트, 부광약품, 진양제약 등이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고 이노셀, 세원셀론텍, 차바이오앤 등 기타 관련주도 함께 상승세를 탔다. 증권가에서는 8일 당국이 정치 테마주를 비롯한 증권가 루머와 관련해 초강경 대응을 할 것이라는 발표 직후 투심이 줄기세포 테마로 옮겨간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테마주 관련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에 대해 금융당국이 ‘테마주 특별조사반’ 신설 등 사상초유의 강경대응을 천명하자 곧장 관련주들이 급락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정치 테마주인 안철수 연구소가 4% 이상 하락한 것을 비롯해 ‘박근혜 테마주’로 분류되는 EG는 전일대비 14.99% 주저앉으며 하한가인 6만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나라당 비대위 관련주로 최근 급등세를 탔던 비트컴퓨터도 14% 넘게 급락하며 7360원까지 밀렸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20개 종목을 비롯해 444개 종목이 올랐고 519개 종목이 하락했다. 72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