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배 기자 기자 2012.01.09 15: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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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돈봉투 파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고승덕 의원이 기자들 앞에 직접 나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
[프라임경제] 한나라당 돈봉투 의혹 논란을 불러일으킨 고승덕 의원이 직접 기자들 앞에 섰다. 돈봉투 논란 이후 직접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9일 오후 3시 고 의원은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고 의원은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전해진 소식의 사실유무에 대해 추가 설명을 덧붙이돼,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고 의원은 김효재 정무수석이 돈봉투 전달자로 알려진 것에 대해 "돈봉투를 전한 사람은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박희태 국회의장이 "나는 명함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며 의혹을 강력히 부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돈봉투에 들어있던 명함은 흔히 명절 선물에 넣어두는 직함 없이 이름 석자만 적힌 명절용 멍함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고 의원은 추가 사실을 덧붙였다. 자신이 보고받은 바로는 (한 남성이 쇼핑백 크기의 가방에 노란색 봉투를 하나만 들고 온 것이 아니라 가방 속에 같은 노란색 봉투가 잔뜩 들어있었다는 것. 이는 고 의원 외에 다른 의원에게도 돈봉투가 돌아갔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현재 고 의원의 전 보좌관과 여 비서가 검찰 조사에 응하고 있는 가운데, 보다 많은 의원들에게 돈봉투가 돌아갔음을 시사하는 고 의원의 발언으로 검찰 조사 대상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 의원은 돈봉투 의혹이 폭로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고 의원이 <서울경제신문>에 칼럼을 기고한 시기가 지난해 12월13일로, 당시 비대위를 재창당 방식으로 출범할 것인지 실질적인 재창당 수순으로만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당시 고 의원은 재창당 방식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재창당은 명분은 좋지만 전당대회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고 의원은 과거 전당대회에서 나타났던 줄세우기, 편가르기 등 후유증이 걱정된다며 재창당없이 바로 비대위로 가자는 내용의 칼럼을 기고했다.
당시에는 별 반응 없이 지나갔던 칼럼의 내용이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는 것.
고 의원은 이와 관련 "케이블 생방송에 출연해 진행자가 칼럼을 들고서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렇다고 시인한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폭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투명하지 못한 정치에 대해 칼럼으로 표현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고 의원은 "새삼스럽지만 투명하지 못한 정치에 대해 여야 모두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