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시들해진' 해외펀드…中·美 지고 신흥국 떴다

1년 만에 해외투자펀드 해외자산규모 1/3 급감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1.09 14:54:30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지난해 연이은 글로벌 악재에 해외투자펀드의 인기가 급격히 식었다. 그중에서도 해외주식형 펀드의 자산규모는 전년대비 1/3가까이 쪼그라든 반면 채권과 현금성, 수익증권 펀드에는 오히려 돈이 몰려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한국금융투자협회(회장 황건호)가 9일 발표한 ‘2011년 해외투자펀드 결산’에 따르면 2011년 12월 말 기준 해외투자펀드 자산규모는 30조8513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42조4381억원보다 무려 11조5868억원 급감한 셈이다. 지난해 8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유럽 재정위기 심화 등으로 해외주식투자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금투협에 따르면 해외투자펀드 자산비중 가운데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식투자 규모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조7736억원(-36.81%) 줄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펀드는 8348억원(75.66%) 순유입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 홍콩 등 아시아지역에 대한 투자규모가 크게 줄었다. 2010년 12월 말 기준 아시아지역 투자자산 평가액은 21조5605억원이었으나 1년 사이 14조2816억원으로 7조2789억원 감소했다.

금투협 김태룡 공시통계팀장은 “홍콩을 포함해 중국의 경우 전년대비 4조7897억원 줄어들어 투자규모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며 “이는 중국의 긴축정책과 글로벌 경기불안으로 펀드 내 자산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주지역에 대한 투자 자산평가액도 1년 만에 4조1985억원 줄어든 9조941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글로벌 재정위기의 ‘축’인 유럽지역에 대한 투자는 전년보다 511억원(0.1%) 줄어든데 그친 5조2212억원을 기록해 상대적으로 투자 감소폭이 적었다.

   
 
동양증권(003470) 김후정 연구원은 “지난 4일 기준으로 유럽펀드에는 주간 2억1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며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 개별국가 펀드에서는 순유출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유럽 전체에 투자하는 펀드의 순유입세가 나타났다는 것은 특징적”이라고 말했다.

또 “신흥지역 펀드는 글로벌이머징펀드(GEM) 순유입세 영향으로 8주 만에 순유입으로 돌아섰고 Asia ex Japan 펀드의 순유출 규모도 2주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동유럽, 중동, 아프리카시장에 투자하는 EMEA펀드와 라틴펀드의 순유출세는 지속됐다. ETF를 제외한 미국 펀드는 17주째 자금이 빠져나갔으며 미국 펀드의 순유출로 선진지역 펀드는 전주대비 18억1000만달 러가 순유출 돼 3주 만에 순유출로 돌아섰다.

한편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심화됨에 따라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의 쏠림 현상도 나타났다. 지난해에 비해 채권투자규모는 8348억원(75.66%) 증가한 1조9382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성자산과 수익증권도 각각 941억원(5.95%),  2579억원(5.20%) 늘어 신흥국을 비롯해 일부 선진국에 대한 안전자산 투자규모는 전년보다 1조1868억원 늘어났다.

또 투자처로 익숙하지 않은 푸에르토리코 등 기타 신흥국에 대한 신규투자가 활발해지는 등 일부 해외투자펀드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도 엿보였다. 푸에르토리코 등 기타 신흥국에 대한 투자자산 평가액은 2010년 12월말 709억원에서 지난해 말 2394억원으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