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배 기자 기자 2012.01.09 10:40:31
[프라임경제]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실을 폭로한 고승덕 의원이 지난 8일 검찰 조사에서 돈봉투를 건넨 측을 박희태 국회의장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고 의원은 지난 8일 오후 2시께 검찰에 출석해 2008년 7월 전대 2~3일 전 의원실로 현금 300만원이 든 돈봉투가 전달됐고, 봉투 안에 박 의장의 명함이 들어있었다고 진술했다.
박 의장 측에서 자신의 여비서에게 노란 서류 봉투를 전했고, 전당대회 이후 봉투를 확인한 고 의원은 바로 돈봉투를 돌려줬다는 것.
고 의원의 진술이 상당히 디테일 함에도 불구하고 박 의장은 돈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고 의원이 검찰 조사를 받은 날 박 의장은 국제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했고, 이날 공항에서 기자들이 돈봉투 의혹에 대해 묻자, “나는 그때 평당원이어서 명함을 들고 다니지도 않았고, 돈봉투를 전달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검찰 수사에 응해야 한다면 협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박 의장의 검찰 조사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9일 제20차 아시아·태평양 의회포럼 총회 개회식 참석에 이어 10박11일 동안 일본·우즈베키스탄·아제르바이잔·스리랑카 등을 방문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고 의원이 돈봉투 살포처로 박 의장을 거론하자 즉각 반응했다. “의장직에서 사퇴하라”고 압박한 것.
원혜영 민주통합당 공동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 당국이 입법부 수장을 조사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의장직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또 “한나라당은 이 사건에 대해 당장 사과하고 검찰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선을 3개월 앞둔 시점에서 암초에 부딪힌 한나라당이 이 같은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