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클린(clean)’이 새로운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환경보호 차원의 개념을 뛰어 넘어 웹, 콘텐츠, 에너지, 마케팅, 관광, 경영, 행정 등에 이르기까지 사회 제반 분야에서 ‘클린’ 전략이 각광 받고 있다. 이른바 ‘클린 시대’라 불릴 만하다.
한국의 태안 기름유출사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 등 아시아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지구환경을 위협하는 대형 사고들이 매년 이어지고 있다. 오염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 지구를 정화하기 위해 ‘국제 연합 환경 계획’, 기후변화협약인 ‘교토의정서’ 등 국제적인 협력활동을 중심으로 지구환경문제에 전 세계가 앞 다투며 나서고 있다. ‘지구 클린’ 사업에 각 국가들이 너도 나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환경 정책을 도외시했다간 선진국 반열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국제사회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
국가들이 ‘클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처럼 국내 기업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클린 전략’이 각 분야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클린존, 해킹 원천 차단
2008년 2월 오픈마켓 옥션의 웹서버가 해킹 당해 18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을 시작으로 넥슨 1320만명, 네이트 3500만명에 이르는 해킹 피해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보다 강력한 웹 보안 시스템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온라인 보안 정책에만 의존하기 어려운 실정이어서 온라인 기업들은 개별적으로 보안 수준을 높여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셜댓글 티토크 및 SNS 플랫폼 전문회사인 픽플(pickple)의 보안정책이 눈길을 끈다. 픽플은 보안 수준을 대폭 강화한 클린존(clean zone)을 구축하고 있다.
클린존은 말 그대로 악성코드로부터 오염되지 않는 ‘깨끗한 구역’이란 의미다. 이 회사는 방문자가 많이 몰리는 온라인신문사들이 의외로 해커 공격에 많이 노출돼 있는 점에 착안, 해커공격 차단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해커 공격 피해 가능성을 원천 봉쇄한다는 것이다. 픽플은 현재 IDC 상단 네트워크의 물리적인 방화벽과 IPS장비(citrix netscalar L7) 도입을 진행 중이다.
게임 업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성인액션 RPG ‘다크블러드’는 이용자의 안전한 게임 이용을 위해 1월17일까지 ‘보안 강화 클린 캠페인’을 펼친다. 이 클린 캠페인은 이용자 스스로의 보안 의식을 강화해 게임 내에서 발생 가능한 유출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 총 4단계에 걸친 캠페인과 함께 각 단계마다 특별한 선물도 마련돼 있다.
◆클린디젤, 친환경 연료 급부상
자동차업계는 클린디젤의 등장으로 들썩이고 있다. 기존 디젤은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단점 때문에 ‘환경오염 제공자’라는 오명을 쓰고 있었다. 그랬던 디젤에 ‘친환경’ 수식어가 따라붙기 시작했다.
클린디젤은 연료분사와 후처리장치 등 친환경기술을 통해 배기가스를 감소시켜 가솔린, LPG 자동차보다 CO2를 약 20% 적게 배출한다. 뿐만 아니라 기존 디젤보다 15% 이상의 연비 개선으로 상당한 경제성까지 갖춘 에너지로 각광 받고 있다.
이처럼 기존의 연료에너지보다 환경적, 경제적으로 뛰어난 클린디젤의 장점이 두드러지면서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클린디젤 기능을 적용한 신 모델을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택시업계에서도 LPG보다 성능이 우수한 클린디젤 이용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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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디젤차량 상용화가 상당부분 진행됐고, 미국과 일본 자동차업계도 클린디젤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성과 친환경성이 뛰어난 클린디젤은 효과적인 '미래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
◆요금은 낮추고 품질은 올리고…클린마케팅
통신업계에서는 LGU+가 클린마케팅을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정착시키겠다고 먼저 나섰다. 과도한 마케팅을 줄이고 속도, 품질, 고객만족 등 고객 가치를 높이는 데 힘써 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LGU+는 지난 3일부터 월 3년 약정을 기준으로 2만5000원에서 24% 할인된 1만9000원으로 6000원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약 7개월 만에 32% 인하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와 함께 타 유선 통신시장 업체들의 클린마케팅 동참도 기대되고 있다.
◆부실자산 깔끔하게 자산클린화…투명한 입찰 클린심사제
우리금융지주는 자산클린화를 선포했다. 우리금융그룹의 이팔성 회장은 2012년 6대 실천과제 중 하나로 자산클린화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기존의 부실자산을 정리하고, 경기 둔화와 가계부채 등으로 야기될 수 있는 잠재적인 부실요인에 대해서도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강화해 자산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부정적 평가를 없애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클린심사제도를 구축할 계획이다. 기존의 시스템을 한 단계 높여 국내 최고의 투명한 입찰시스템으로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LH는 이를 위해 올해 입찰업체 수를 고려한 설계심의 평가방법을 사전에 공개하고, 심의와 관련된 공개 내용을 정리해서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LH 홈페이지 전자조달시스템 내에 열린 심사방을 개설하였다.
◆투명한 수수료관리 클린카드제…청렴행정 ‘클린양천’ 운동
제주도에서는 깨끗한 관광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클린카드제를 실시하고 있다. 클린카드제란 제주은행에서 발행하는 체크카드 중 하나로 관광객을 보내주고 받는 송객수수료를 현금이 아닌 카드로 입금 받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제도로 수수료 관리를 투명하게 하고, 무등록 여행알선업자들을 걸러내 제주도 관광환경이 깨끗하게 변하길 기대하고 있다.
양천구청은 설 명절을 앞두고 전 직원이 참여하는 클린 양천 운동을 전개한다. 이를 통해 공무원 스스로 청렴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 깨끗하고 투명한 청렴행정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청렴실천 다짐표어’ 공모전을 실시해 청렴표어를 선정할 계획이다. 또 매일 아침 청렴실천다짐 ‘e-클린 서약’, 청렴 새해 다짐 ‘청렴 메시지’ 전송 등 다양한 클린 활동을 시행한다. 이 외에도 관행적 금품수수, 선물을 주고받는 행위나 알선청탁 행위 등을 자체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클린신고센터도 만들어 공직기강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