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30~40대가 된 1970년대 어린이들에겐 꿈이 있었다.
그 꿈은 대통령도 아니고, 판검사도 아니며, 의사도 아니었다. 바로 ‘로보트 태권V’ 조종사가 돼 악당들을 무찌르는 것이었다. 겁 많은 어린이들은 조종사 보다 태권V를 만드는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는 것이 조금 달랐다. 그럼 여학생들은? 태권V 조종사의 여자친구가 되는 것이었다.
경제적으로 후진국에서 막 벗어난 30여 년 전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미래가 돼줬던 애니메이션- 당시 표현으로는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V(감독 김청기)가 부활한다. 내년 1월 18일 전국 150여 극장에서다.
아련한 추억 속에 자리한 태권V의 부활은 그야말로 한 편의 영화다. 시리즈로 제작된 로보트 태권V에서 기념비적 작품은 역시 첫 걸음을 내딘 1편이다. 그러나 그 작품은 오리지널 필름이 분실돼 팬들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었다. 그러다 지난 2003년 영화진흥위원회 창고에서 듀프네거티브 상태의 필름(오리지널 필름에서 프린트를 제작하기 위해 복사해둔 필름)이 발견됐다. 이후 이를 대상으로 2년간 연인원 2500여 명이 투입돼 한 컷 한 컷 디지털로 전환하고 영상과 사운드를 수정 보완하는 섬세한 복원 작업을 통해 21세기에 걸 맞는 디지털 복원판으로 재탄생시켰다.
로보트 태권V는 외모 콤플렉스로 인해 지구를 멸망시키려는 천재 물리학 박사 카프에 맞서 세계 평화를 지키는 훈과 태권V의 활약을 그린 세계 최초 무술 로보트 애니메이션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실제 인물의 동작을 바탕으로 작화하는 ‘로토스코핑’ 기법을 사용해 국기(國技) 태권도의 여러 동작을 선보여 당시 영화계를 놀라게 했다.
또한, 30여 년 전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대적 스토리, 조종사(
로보트 태권V 디지털 복원판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이벤트 상영 등으로 일부 관객을 만났다. 그러나 대규모 극장 개봉은 1976년 이후 이번이 처음.
[프라임경제]지난 1976년 여름방학 상영 당시 서울에서만 약 18만 관객을 동원한 빅 히트작인 만큼 이번에 상영되는 디지털 복원판 역시 31년 전 이를 보기 위해 극장 매표소 앞에 줄을 길게 늘어섰던 당시 어린이들은 물론 그 ‘전설’을 듣고 자란 지금의 어린이들에게도 큰 환영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로보트 태권V의 저작권과 판권을 소유한 영화사 신씨네와 ㈜로보트태권브이는 ‘로보트 태권V’의 개봉을 기점으로 새로운 3D애니메이션 제작과 캐릭터 사업, 테마파크 건립 등 다양한 문화사업을 예정하고 있어 오랜만에 재회하는 로보트 태권V는 앞으로 우리 곁에 더욱 가까이 머물게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