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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토종 자산관리 서비스 받아보세요”

노동운동가 출신이 만든 자산관리회사, 포도에셋

허진영 기자 기자  2005.12.12 08: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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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재테크와 재무 관리에 대한 관심이 전국민적으로 높아지며 ‘자산관리 서비스’의 인기도 어느 때보다 뜨겁다.
 
자산관리서비스는 지난 2000년경부터 외국계 은행에서 소수 고액 금융자산가를 대상으로 시작됐고 FP관련 협회를 통해 외국의 자산관리 서비스들이 조금씩 소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시기 국내에서도 자생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가 탄생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포도에셋 라의형 대표

울산 노동운동가, 자산관리 컨설팅 시작

5년전, 울산에는 노동자들이 돈으로 고통 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서 근무했던 라의형 씨와 7명의 동료들이었다.

노동운동가 출신이었던 이들은 어떻게 하면 노동자들이 겪어야만 하는 불합리한 점들을 개선하려고 고민해 온 사람들이었다.

위험 직종이기에 더욱 필요했던 보험. 하지만 위험 종사 노동자라는 이유로 인수가 거절되자 라의형 씨는 생보사와 손보사를 쫓아다니며 이들을 위한 보험 상품을 개발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은행과 협의, 노동자들을 위한 저리 대출 상품을 개발하는 등 노동자가정의 재정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렇게 노동자들의 보험과 은행 상품을 상담하던 그들은 지금 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다만 몇 개의 금융상품이 문제가 아니라 가계 재무에 대한 문제점 들 때문이라고 인식, 자산관리 컨설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8개 도시에서 3만명 컨설팅

이렇게 생겨난 조직이 지금의 포도에셋이다.

금융권이 아닌 노동자 출신으로 개인 자산관리 컨설팅을 한다는 게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었다.

금융에 대한 지식습득, 끊임없는 회의와 연구, 그리고 실제 상담 사례를 통해 배워 온 노하우를 토대로 재무설계에 대한 윤곽을 잡아 갔다.

결국 울산을 시작으로 부산, 전주, 창원, 대전, 광주, 대구, 서울 순으로 지점을 늘려오며 이제는 8개 도시에서 3만 가구가 이들의 상담을 받았다.

자생적인 자산관리 서비스, 미국과 똑같아

이들이 제공하고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는 서구에서 들어온 파이낸셜 플래닝 서비스라는 다른 이름으로 우리에게 익숙하다.

하지만 이들은 정작 이런 활동을 하면서도 외국에도 이런 서비스와 제도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지난해 우연한 기회에 한국 FP협회의 윤병철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미 2000년에 미국에서 이런 제도를 들여왔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포도에셋의 라의형 대표는 미국의 FP제도의 내용을 살펴본 결과 철학부터 상담 과정, 프로그램까지도 똑같은 것을 보고 또 한번 놀랐다.

책임감 있는 컨설팅 서비스 제공

실제로 포도에셋의 수익모델은 현재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립대리점들과 비슷하다. 상담 이후 니즈에 맞는 보험을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립대리점이 보험 영업을 위한 한 방법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는 것에 반해 포도에셋은 그 근본을 자산관리 상담에 두고 그 과정에서의 보험 상품 판매는 부가 수입으로 생각한다.

철저히 객관적인 시각에서 재정상담을 하고 필요한 만큼 보험 가입을 추천하고는 있지만 상담 후 보험이 필요하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무리하게 권유하고 있지는 않은 것이다.

대신 포도에셋에서 상담을 받기 위해서는 10만원의 비용을 먼저 내야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책임감 있는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다짐이다.

고객 피드백 통해 실천 여부 체크

또한 한번 자산관리 컨설팅이 이뤄졌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다.

컨설팅이 이뤄지면 지속적인 고객 관리를 통해 고객의 자산 운용이 계획대로 이뤄지는 지 피드백 과정을 거친다.

자산관리사에게 컨설팅을 받았다고 고객의 100%가 컨설팅을 받은 대로 제대로 실천하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산관리사는 고객이 제대로 실천을 하고 있는지, 또 처음 컨설팅이 이뤄졌을때와 달라진 상황은 없는지, 상황이 달라졌으면 자산 운용방법은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체크한다.

이렇게 제대로 된 고객 관리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한대로 고객의 수를 늘릴 수가 없어 포도에셋에서는 한 사람의 자산관리사가 최대 300명 이상의 고객을 관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15주 이상의 까다로운 교육과정

이렇게까지 제대로 된 자산관리 서비스와 지속적인 피드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일반 보험 영업인들보다 두배 이상은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 지금의 포도에셋에는 보험 분야의 경력자가 없다.

보험영업 경력자들은 이곳에 와서 적응을 하지 못할 뿐더러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에 모두 신입으로 선발, 진정한 자산관리 전문가로 육성해 가고 있다.

때문에 이곳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게 되면 15주 이상 업무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것도 처음 5주 동안은 합숙훈련을 받아야 한다. 이후 10주 동안은 지점에 배치돼 자체 교육을 받게 되는데 이 과정을 거친 후에야 입사 여부가 결정된다.

이런 까다로운 교육 과정 속에서 교육생의 30% 이상이 탈락한다. 또한 일하는 과정에서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도 일부 탈락하게 되는데 이 과정을 끝까지 버틴 몇몇 사람들만 오랫동안 이곳에 남게 된다.

재정상담은 부부가 함께

라의형 대표는 “막무가내의 재테크는 의미가 없다”며 “먼저 자신의 재정 상태 진단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무리 열심히 벌어 저축이나 투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재정 상태에 대한 진단이 없으면 잘못된 구조 때문에 실패를 거듭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라 대표는 “재정 상담은 꼭 부부가 함께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제까지의 상담 사례에 따르면 부부가 함께 상담을 받아야 공동 목표를 갖고 오랫동안 재정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자산관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니즈가 매우 높아졌고 이와 관련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앞으로는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 까지 진출, 토종의 자산관리 컨설팅 서비스를 늘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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