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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를 유혹하는 백서 마케팅 인기

성승제 기자 기자  2006.12.14 13: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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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더이상‘백서(白書)’라는 한자어가 낯설지 않을 정도로 주변에 다양한 ‘백서’들이 넘쳐난다.

‘여자생활백서’ ‘남자생활백서’ ‘백수생활백서’ 서적까지 출판되니, 이만하면 확실한 생활 용어로 자리잡은 셈.

원래 ‘백서’란 영국 정부의 공식 보고서 표지가 하얀 데서 유래한 것으로, 정부나 연구기관이 각 분야의 현상을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해 국민들에게 알리는 보고서를 말한다.

최근에는 소비자를 유인하는 마케팅 기법으로 훨씬 가벼운 의미로 쓰인다. 백서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다. 백서의 의미만큼 쓰임새도 점점 다양해지기 때문.

‘백서’ 마케팅의 첫번째 용도는 소비자와 기업 사이 탐색 관계를 좁히는 광고나 캠페인에 활용, 새로운 사용가치를 창조한 경우이다.

선두주자는 SK텔레콤의 '현대생활백서'. 늘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버릇 때문에 다른 사물과 혼동해 빚어지는 현상 등 휴대폰을 분신처럼 받아들이는 생활상을 기발한 광고로 담아내 많은 이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현대생활백서는 이후 서적과 온라인 e-book 으로 서비스 되고 있다.   

싸이월드의 ‘싸이생활백서’도 이와 비슷해 미니홈피 이용자라면 누구나 맞장구 칠 수 있는 내용으로 꾸며져 지하철광고 등에 선보였다.

‘청천벽력 편’ 그 사람을 잊으려고 괜히 멀리 파도를 타다 낯선 미니홈피에서 마주친 그의 행복한 얼굴,

‘가는 날이 장날 편’ 몰래 드나들던 미니홈피에 이벤트가 당첨되어 대략 난감한 상황 등이 그것.

드림위즈는 ‘인터넷생활백서’ 온라인 만화 포스터를 통해 나쁜 일이 생기는 순간 그 일이 일어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욕망을 표현하는 ‘컨트롤Z 증후군’ 등의 내용을 모아 발표했다.

‘컨트롤Z’ 란 컴퓨터의 입력취소 키(Ctrl+Z)를 뜻하며 네티즌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이다.

이처럼 특정 제품 및 서비스 이용 중 나타나는 현상을 포착해 전달한 경우와 달리, ‘백서’를 조직 내부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활용한 예도 있다.

최근 인터넷 상 화제가 되고 있는 '장병생활백서'는 공군 웹진 ‘공감’에서 운영하고 있는 코너이다.

선배 장병들이 꼽은 '이런 이등병 꼭 있다, 베스트 7'을 소개해 장병뿐 아니라 일반 네티즌에게 화제가 되었다.

1위 '일할 때는 의무전대 행, 축구 시합할 땐 스트라이커'를 비롯, 2위 '절대 잘못 인정하지 않는다', 3위 '아가씨도 아닌 것이 내숭형’ 등이 주요 내용.

웃음과 재미를 주는 단순 차원을 넘어 부대 적응을 힘들어하는 초년병의 긴장을 풀어주고 바른 군생활을 위한 가이드 역할을 한다.

또한 ‘백서’는 훌륭한 정보 제공자 기능을 담당한다. ‘백서’를 통해 그 회사의 전문성을 이용한 생활의 지혜나 노하우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SKY는 '노하우백과'를 통해 휴대폰에 관한 지식과 활용법을 나누는 게시판을 운영 중이다.

큐리텔은 ‘큐리텔 비법노트'에서 '은근슬쩍 새로 산 휴대폰 자랑하기' '휴대폰 요금 절약비법' 등의 행동지침을 통해 휴대폰에 관한 생활의 지혜를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알려준다. 최근 업그레이드된 내용의 '큐리텔 비법노트2'를 내놓기도 했다.

인터파크의 경우 ‘쇼핑백서’ UCC 시리즈를 직접 제작 배포함으로써 사용자의 입소문을 유도한다. ‘최저가 쇼핑법’ ‘바쁜 직장인을 위한 쇼핑법’ 등 온라인 쇼핑 노하우를 담고 있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홈페이지는 건강 상식 퀴즈 게임쇼 ‘동안클럽’의 생활백서를 운영 중이다. '감기와 독감' '관절염' '금연' 등 건강을 주제로 한 의학 정보를 제공한다.

한편 고객만족을 위한 이벤트용 ‘백서’ 마케팅도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제품에 얽힌 실제 경험담을 올리면 상품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온∙오프라인 통합상품권 발행업체 해피머니아이엔씨의 고정 이벤트 코너인 '해피생활백서'는 소비자들이 상품권에 얽힌 실화를 나누는 공간. 매일 초등학생부터 주부,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성별, 연령대 소비자 사연이 올라온다.

어머니의 결혼 50주년 선물로 해피머니상품권을 드렸다는 아들의 감동 사연,

지갑을 안 가져와 당구비가 없어 당황했는데 상품권을 대신 받아준 주인아저씨의 배려에 감사했다는 사연도 있다.

일기와 독서장을 잘 쓰면 상품권을 선물하겠다는 담임선생님 말씀에 열심히 숙제를 했다는 초등학교 5학년의 귀여운 사연까지 내용도 가지각색이다.

매주 가장 재치 있는 이야기를 올린 이를 선정, 사이버머니를 적립해 줘 꾸준한 참여가 이뤄진다. 

해피머니아이엔씨 마케팅 관계자는 “사연에 댓글을 다는 등 해피생활백서가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참여의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처음엔 고정 이벤트란 정도로 기획했지만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발전할 전망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