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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노조 “비통하고, 피가 끓는 심정”

최봉석 기자 기자  2005.12.11 10: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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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신만수 위원장은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에 대해 “비통하고, 피가 끓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파업 중단과 관련해서는 “현 정부의 긴급조정권에 맞서 보다 높은 수준의 투쟁을 전개할 수 있었으나 극단적인 투쟁이 몰고 올 한국사회의 전체에 미치는 파급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 위원장은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던 시간인 10시께 영종도 인천연수원에서 기자회견문을 배포하고 정부와 사측을 강하게 비난했다. 기자회견문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파업 중지를 선언했다. 지금 심정은.

▲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에 대해 비통하고 피가 끓는다. 현 정부의 긴급조정권에 맞서 보다 높은 수준의 투쟁을 전개할 수 있었지만 전체 조합원의 의사를 존중하고, 극단적인 투쟁이 몰고 올 한국사회 전체에 미치는 파급을 고려하여 파업을 중단한다.

-정부가 아시아나에 조종사 파업에 또다시 긴급조정권을 발동했는데.

▲ 일 년에 두 번씩이나 법의 미명 하에 저질러진 단체행동권에 대한 탄압이다. 역사에 길이 기억될 것이다. 정당한 파업권에 대한 중대한 침탈은 역사적으로 분명히 평가받게 될 것이다.

-노조는 계속 양보안을 제시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 노조는 계속된 양보안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긴급조정권’의 뒤에 숨어 완강한 태도를 견지했다. 김대환 노동부 장관도 자본과 손잡고 노동기본권을 철저히 유린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 비록 파업을 접지만 ‘조자룡 헌 칼 쓰듯’ 긴급조정권을 남용한 노동부에 대해 앞으로 다양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입으로는 “노사간 자율협상”을 말하면서 툭하면 노동기본권을 제약하고자 하는 노동부, 노동자보다 자본의 이해관계에 충실한 노동부는 더 이상 노동자를 위한 부서가 아니다.

-사측에 하고 싶은 말이 있을텐데.

▲ 사측의 노동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한다. 이번 파업사태를 몰고 온 전적인 책임은 대한항공 사측에 있다. 조합원들의 유례없이 높은 파업참가는 그동안 대한항공 사측이 자행해 온 갖가지 교묘한 탄압에 대한 저항의 표현이다. 그동안 사측은 정부의 긴급조정권 뒤에 숨어 교섭을 회피하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왔다. 조금의 양보도 없이 밀어붙이기식의 교섭태도는 이후 더 큰 투쟁을 몰고 올 따름이다.

-복귀 뒤 노사갈등이 우려된다.
 ▲ 복귀 이후에 사측이 이번 파업을 빌미로 조합원에 대한 어떤 탄압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파업에 참가한 개개인에 대한 탄압은 곧 우리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이기 때문이다.특히 사측이 강제로 복귀한 조합원에 대해 안전비행을 위해 최소 12시간의 휴식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상식을 무시하고 오로지 이윤획득을 위해 무모한 비행을 강요한다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사측의 것이다.

-이번 사태를 바라본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국민에게도 할 말이 있을텐데.

▲ 다시 한번 이번 노사 갈등을 염려해주신 국민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바란다. 앞으로도 대한항공조종사 노조가 앞장서서 안전운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 일지>

▲10월17일= 임금협상을 위한 첫 노사교섭 
▲11월17일= 조종사노조 교섭결렬 선언
▲11월18일= 노사, 중노위 조정 신청
▲11월30일= 노조, 쟁의행위 찬반투표 실시
▲12월02일= 노조, 중노위 조정안 거부
▲12월06일= 노조, 파업 결의
▲12월07일= 회사, 신만수 위원장 등 집행부 27명 경찰 고발
▲12월08일= 노조, 총파업 돌입
▲12월09일= 노사, 총파업 후 첫 노사협상(오후 5시) 
▲12월11일= 노사, 최종 임금협상 결렬(오전 1시)
▲12월11일= 노동부, 긴급조정권 발동(오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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