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 공기업 임원들은 일반 개미들처럼 코스닥시장을 노릴까 아니면 증시 큰 손들처럼 유가증권시장을 파고들까? 금융 공기업 전·현직 임원과 그 배우자 대부분은 코스닥보다는 안정성이 우수한 코스피 상장기업에 대한 투자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상반기 증시 주도주인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에 대한 관심도 두드러졌다.
24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하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공고에 따른 재산등록 및 변동신고사항을 파악한 결과 올 초부터 이달 현재까지 한국거래소, 자산관리공사 등 주요 금융 공기업 전·현직 임원과 그 배우자들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쳐 모두 70여개의 종목에 투자하고 있었다.
◆유가증권시장 투자 선호 뚜렷
코스닥기업을 비롯한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이었다. 보유 주식 가운데 코스닥상장기업은 KH바텍과 위지트, 하나마이크론, 주성엔지니어링, SK브로드밴드 등 5개 종목에 불과했다.
김경동 예탁결제원 사장은 코스피기업 주식 없이 하나마이크론 주식 1만6000주만 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식평가액은 24일 종가기준으로 1억6000만원어치다.
이외 조준희 기업은행장의 배우자는 주성엔지니어링(528주), SK브로드밴드(250주)를, 김수봉 금감원 부원장보는 SK브로드밴드(646주), 김영대 부원장보는 KH바텍(1100주)을 보유하고 있었다.
삼화저축은행 비리 사건 연루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한강에 투신했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김장호 금감원 부원장보의 배우자는 위지트 주식을 소량 갖고 있었다.
◆화학 비중 커…대기업株 치중 현상도
업종별로 화학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30% 정도로 가장 컸고 이어 전기전자와 운송 및 운수장비 업종에 각각 20%, 15%가량 편중현상을 보였다.
주요 그룹별로는 삼성(삼성전자·삼성엔지니어링·삼성물산·삼성증권·삼성중공업·삼성생명·삼성테크윈), 현대 및 현대차(현대차·현대모비스·현대증권·현대글로비스·기아차·현대건설)에 대한 투자가 가장 많았다.
SK그룹(SK·SK에너지·SK이노베이션·SK C&C·SK브로드밴드)과 LG그룹(LG·LG화학)은 비교적 투자비중이 높았다.
이 가운데 개별종목별로는 현대차,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LG화학, 하이닉스, 삼성증권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부각됐다.
금융주도 인기가 높은 편으로, 하나금융과 KB금융, 신한지주, 기업은행, 삼성증권, 현대증권, 교보증권, 동양종금증권, 삼성생명, 골든브릿지증권 등에 대한 투자가 주를 이뤘다.
특히 최종석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13억2800만원가량의 하나금융지주의 주식 3만6097주를 갖고 있었다. 이는 하나은행 재직 때 받은 스톡옵션 행사수량으로 현재 직무관련성심사청구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한 상태다.
◆상장지수펀드·비상장사 투자도
비상장주식을 보유한 경우도 일부 있었다.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레이콤시스템, 아이디테크, 사람인, 김영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씽크풀, 주재정 금감원 부원장보는 씽크풀, 한국디지털위성방송, 테크밸리 등의 비상장 주식을 갖고 있었다.
특히 정연수 금감원 부원장보는 비상장 종목인 주식평가액 13억4500만원가량의 아진피앤피의 주식 26만9027주를 보유 중이었다.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도 눈에 띄었다. 김봉수 이사장은 1100만원가량의 TIGER코스닥프리미어ETF 685주를, 이종구 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의 배우자는 7억4300만원어치의 KODEX인버스ETF 9만주를 재산으로 등록했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도 KODEX200ETF에 소액 투자하고 있었다.
◆주식투자 1등은 주택금융공사 전 사장들
금융공기업 임원 중 주택금융공사 전 임원들이 주식투자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임주재 전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LG화학, 한국타이어, 고려아연, 현대건설, SK이노베이션, 현대모비스 등 2억3600만원어치, 임 전 사장의 배우자는 현대차, 카프로, 대림산업, S-Oil, NHN, 삼성엔지니어링 등 1억2000만원 정도의 주식을 보유했다.
취임 두 달 만에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밝힌 김경호 전 주택금융공사 사장의 배우자는 모두 3억2000만원가량의 주식을 담고 있었다. 보유종목은 현대차, 한화케미칼, 대성산업, 현대모비스, 삼성증권, KPX화인케미칼 등이다.
이 밖에 이수화 전 예탁결제원 사장과 배우자는 삼성생명과 국외주식인 시티은행, 아주캐피탈 주식 1억5000만원 정도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