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CJ그룹의 최근 행보가 변화무쌍해 보인다. 그룹은 CI 변경 작업을 전후로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겉모습은 매우 바삐 움직이는 것 같지만, 마치 ‘잘 짜여진 각본’대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CJ 역시 타 기업집단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집중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신사업 발굴보다는 기존 사업 체질강화에 무게를 두는 듯하다. 그룹의 리더 이재현 회장의 인사 중용도 관심을 끈다. 그의 최근 용병술을 토대로 그룹의 역점사업과 변신 방향 등을 살펴봤다.
CJ그룹의 최근 행보은 주력사업에 더욱 주력하는 모습이다. 그룹 4대 사업인 △식품 △생명공학 △신유통 △엔터테인먼트에서의 움직임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다.
그룹 컨소시엄은 지난 6월말 대한통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 그룹의 4대 사업 중 하나인 신유통을 아시아 대표로 발돋움시킬 수 있는 성장동력을 얻었다. 또 최근에는 30대그룹 중 가장 빠른 2012년 인사를 발표했다. 신임 임원을 대거 발탁했고, 기존 핵심 인사들도 중용됐다.
앞서, 그룹은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사업을 통합, 중구 쌍림동 ‘CJ제일제당 센터’를 완공해 한식 세계화의 전초기지 육성이란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CJ그룹의 재도약을 위한 체질강화로 풀이된다. 지난 5월 CI를 변경한 대목도 맥락은 동일하다.
◆얼굴부터 핵심사업까지 변화 바람
그룹은 기존 꽃이 피는 ‘Blossoming’ 형태의 CI를 그대로 유지하되, 보다 힘이 느껴지는 서체로 바꿔 ‘유연하지만 경쟁에서는 반드시 이기는 1등 정신’을 표현했다. 계열사 영문로고마저 글로벌 경영에 대비해 대문자로 바꿨다. 표기법 역시 과감히 상단 맞춤으로 표기해 1등을 향한 상승 의지와 끊임없는 도전정신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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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사진)을 중심으로 한 그룹 핵심 인사의 전진 배치가 눈에 띈다. |
지난해 11월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사업 통합에 이목이 쏠린다. 그룹은 CJ엔터테인먼트와 CJ미디어, 온미디어, 엠넷미디어, CJ인터넷, 오미디어홀딩스 등 그룹 내 6개 계열사를 CJ E&M으로 묶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그룹이 목표하고 있는 콘텐츠 사업의 글로벌화와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통합회사는 방송, 영화, 게임, 음악 등 엔터테인먼튼 산업의 주요 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회사로 거듭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그룹은 기존 계열사별 소규모 해외진출에서 벗어나 통합 브랜드를 기반으로 대규모 공동 진출 형식도 취할 예정이다. CJ E&M의 경우, 우리나라 콘텐츠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방송사업부문에서 향후 5년간 총 2100억원의 누적광고 매출과 판권 구매 비용도 5년간 1872억원 절감될 전망이며, 게임사업 부문 확장과 영화사업 부문에서 고부가가치 콘텐츠 제작도 예정돼 있다.
지난 7월 ‘CJ 제일제당 센터’를 완공, CJ제일제당, 푸드빌, 프레시웨이 등 CJ 식품관련 계열사들이 입주해 식품 비즈니스 간 시너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곳곳에서 묻어나는 ‘이재현 복심’
하지만, 그룹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는 정작 따로 있다. 이 회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 핵심 인사의 전진 배치다. 이 회장의 복심은 곳곳에서 묻어난다.
30대그룹 중 CJ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보다 젊고, 보다 전문성이 강화된 인사를 발탁했다. 그룹에 따르면 성과와 능력주의 인사 원칙이 이번 인사의 기준이지만,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구관이 명관’이라는 얘기는 자연스레 나온다.
이는 이 회장이 그룹 내 핵심사업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사업을 꿰뚫는, 경험이 많은 인사를 대거 중용시켰다는 풀이도 가능하다. CJ주식회사의 최대주주로 그룹 내 막강한 오너십을 발휘하고 있는 이 회장이지만, 이들 인사는 보다 빠르고 강력한 체제를 갖추기에 모자람이 없다.
그룹은 지난 2월 CJ E&M 대표에 하대중 CJ주식회사 대표이사 사장을, CJ주식회사 대표이사에 이관훈 CJ미디어 대표이사를 임명한 바 있다. 최근 2012년 인사에서는 하대중 CJ E&M 대표를 고문으로, 이해선 CJ오쇼핑 대표를 그룹 총괄부사장 자리에 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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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그룹 중 CJ는 이번 인사에서 보다 젊고, 보다 전문성이 강화된 인사를 발탁했다. 사진은 이해선 총괄부사장(좌)과 김성수 CJ E&M 신임 대표. |
이관훈 대표는 CJ 제일제당 경영지원실장, CJ헬로비전 대표, CJ미디어 대표를 거쳤고, 그룹 사업 전반에 대한 전문 지식과 친화력으로 각 사업부문의 성과 달성을 위한 그룹 지원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하대중 고문은 옛 제일제당 멀티미디어 사업부장과 CGV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룹은 이해선 총괄부사장에 대해 CJ오쇼핑이 좋은 성과를 냈고, CJ E&M의 경우 5개 계열사를 하나로 묶다보니 조직통합과 안정이 중요해 하대중 대표를 선임한 것으로 밝혔다. CJ E&M 대표는 조직이 안정됐다는 판단 하에 콘텐츠 역량을 높이기 위해 경험 많은 김성수 대표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룹은 △글로벌 △전략기획 △인사 기능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두고 CEO가 직접 글로벌화와 인재육성을 챙길 수 있게 했다. 이 회장을 구심점으로 이들의 시너지가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