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증시 격언은 투자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그러나 정작 공격적 성향의 실전투자자들은 '탐욕을 팔고 공포를 사라'는 격언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매물과 관련한 투자심리를 표현한 '공포'는 특정 업종 및 종목에 한정되지 않는다. 때를 잘 맞출 경우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선물·옵션시장에서 더욱 유효할 수 있다.
다만 선물·옵션매매와 관련한 예측은 종목보다 힘들고 상당수 증권사들의 시야를 벗어나는 영역이기도 하다.
실제 이달 13일 옵션만기일을 전후로 쏟아진 각 증권사의 옵션만기 전망을 보면 대부분의 증권사가 매수 우위를 예상했으나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105억원 소폭 순매도를 기록했다. 매도 우위를 관측한 증권사는 S사와 D사 두 곳뿐이었다.
이렇듯 옵션만기일 전망이 어긋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대표적인 변수는 컨버전과 외국인의 향방이다.
컨버전은 만기일 동시호가에서 매수차익잔고 청산을 유발하는 변수로 만기일 예측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특정 수급주체가 컨버전을 활용, 베이시스 상황에 따라 물량 청산 타이밍을 변화시킬 경우 시장은 더욱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근래 들어 옵션만기에서는 동시호가 진입 직전 컨버전 가격이 급변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마이너스권에 있던 컨버전 가격이 순간 급등해 옵션만기 전망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옵션만기의 최대 변수는 외국인의 수급 상황이다. 프로그램 매매에 나서는 외국인의 수급 방향에 따라 만기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
국내 기관 물량은 만기 조건에 따라 만기일 매매가 이뤄지지만 외국인은 만기 조건을 무시한 매매 경향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는 환율 등의 변수를 따지는 외국인의 특성상 불가피한 것으로, 외국인 컨버전 물량이 있어도 청산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비차익거래의 매매 추이도 변수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만기 조건에 따라 차익거래에서 매도 물량이 들어오더라도 비차익거래에서 매수세가 유입되면 동시호가 충격은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지만 만기 주간에 비차익거래가 매도세를 보이면 차익 매도 때 충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신한금융투자의 한 연구원은 "주가 전망과 함께 옵션 전망도 예상하기 힘든 건 사실"이라며 "여러 수급상황도 예측을 힘들게 하는 요소지만 옵션만기일이 다가올수록 시간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는 점과 주말 휴장에 따른 변동리스크도 전망을 더욱 흐리게 한다"고 말했다.